2021년 상반기는 메타버스가 최대 화두이다. 국내에서의 급격한 유행은 올해 2월 글로벌 음성 기반 소셜 네트워크인 '클럽하우스'가 기폭제가 되었다. 또한 IT업계 유명인사가 메타버스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이에 대하여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정부 부처에서도 관련 정책을 다수 발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없을 뿐 더러 그것을 온전히 다 이해하는 이도 없는데, 메타버스는 도대체 왜 수많은 이에게 거론되고 있을까? 메타버스의 정의는 무엇인가?

어원은 1992년 미국의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세계관에서 시작되었다. 메타버스란 "초월이란 의미를 가진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로 기존 가상현실의 확장된 개념을 의미한다. 소설 기반의 어원은 일반 용어에 가까울 정도로 다의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메타버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매체는 메타버스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보다 무분별한 장밋빛 청사진을 마구잡이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해당 용어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매우 낮다.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전문 용어는 예로부터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 및 출판활동으로 일대일 대응성을 가진 전문 용어로 정립되었다. 그 예로 1968년 아이반 서덜랜드가 고안한 최초의 가상/증강현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의 경우, 개발 초기 장치의 크기와 무게 때문에 천장에 기계를 매달고 활용해야 불편함이 있었고, 간단한 도형을 화면에 표현하는데 그칠 정도로 지나치게 단순했으며 활용성이 모호한 까닭에 '다모클레스의 검'이라 불리며 가상현실 기술로서 수년 동안 그 가능성이 빛을 보지 못했다. 관련 기술 용어 또한 일반 단어로 설명되어 기술의 특수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하지만 후대 학자들의 노력으로 1980년대 재런 러니어가 과거의 연구와 개념을 정리하여 가상현실이 전문 용어로 자리 잡았고, 1997년 증강현실이라는 개념도 로널드 아즈마가 선행 연구의 다의성을 하나의 용어로 정리, 출판하여 새로운 전문 용어로 정립될 수 있었다.

메타버스의 불완전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Z세대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하여 MAU 이용 인구는 1억 5천만 명에 달한다. 메타버스와 과거 가상세계와의 차별점은 그곳이 놀이와 여가의 의미를 넘어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그곳에서의 이익이 현실 세계로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경제적 가치 창출 공간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메타버스로 분류될 수 있는가? 메타버스를 결정 짓는 요인은 무엇인가? 메타버스에 게임법을 적용할 수 있는가? 메타버스라는 용어에 명확한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담을 수 있기까지 전문가들의 고찰과 담론은 필수이지만, 현재는 Umbrella term으로 분류하여 다의성을 내포하도록 방치되고 있다.

메타피직스(metaphysics)가 자연, 존재의 근본, 세계의 궁극적인 근거에 대한 근원을 연구하려 했던 것처럼 메타버스에 대한 사유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디지털 세상과 혼재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사회의 근본체계를 연구하고 정립하려는 노력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산학관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원론적인 담론을 형성하고, 다의성이 야기하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관련 용어는 일대일 대응성, 항상성,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가 디지털 가상세계와 섞여 있을 때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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