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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보도]‘정치적 행동·발언 교수 면직 가능’,
 
기사입력 2017-04-10 11:53 기사수정 2017-04-10 11:53
   
 
이사회, 정관 개정안 통과
학내구성원, 다양한 이견 제기

최근 교내에서 뜨거운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안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적 행동·발언 교수 면직 가능’에 관한 정관 개정안이다. 지난 2월 23일(목)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여기서 ‘정관’이라 함은 사단법인의 조직·활동을 정한 근본 규칙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교수들이 공동 수업 거부 등의 정치적 행동을 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 혹은 반대하는 경우 교수를 면직할 수 있도록 ‘학칙’이 개정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내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이견이 오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사립학교법(이하 사학법)’이다. 우선 사학법은 1963년 6월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춰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법”이다. 사학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58조(면직의 사유)에 ‘정부를 파괴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가입하고 이를 방조한 때’ 혹은 ‘정치운동을 하거나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거나 또는 어느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선동한 때’에 직원의 면직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국가 통치 체제와 기본권 보장의 기초에 관한 근본 법규인 헌법 안에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가 존재한다. 또 정당법 제22조에 근거했을 때 국·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 교원들은 정당의 가입과 정치적 활동이 자유로움을 알 수 있다.
한편 사학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이사회가 정관 개정에 있어 근본으로 삼고 있는 ‘사학법 개정안’ 역시 국민들의 지탄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박근혜 정부가 실시한 법안이기도 해 이번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학법과 상위법 우선 원칙에 근거해 학내구성원들이 정관 개정안 통과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보이는지 취재해 봤다.

학교 측 “상위법인 사학법을 따랐을 뿐”
사학법은 지난해 12월 27일 개정됐고, 이에 따라 우리학교도 정관보다 상위법인 사학법을 따라 정관을 개정했다. 여기서 ‘상위법’이란 법률용어로써 “모든 법률은 상위법이 하위법에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상위법 우선 원칙’에서 등장하는 용어이다.
정관 개정안을 승인한 이사회 측은 이번 심의는 본인들의 자의로 내린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사회는 “교육부에서 내려온 교육부시정공문을 토대로 정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정관은 엄밀히 말해 사학법 아래에 놓여있다. 따라서 이사회는 “상위법인 사학법을 그대로 인용해 이번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앞으로도 이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기획팀과 홍보팀 또한 이번 정관 개정과 관련된 해명 등 많은 보도 자료를 냈다. 학교 측 입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정관 개정안은 상위법인 사학법을 그대로 따라서 개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홍보팀은 “직위 해제와 면직 개념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면직과 관련해 사학법에 명시돼 있는 규정을 그대로 따랐으며 타 대학들도 똑같이 정관을 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회 측 “정관 개정 부당하다”
교수회 측은 “정관은 우리학교의 헌법과도 같다며 이번 개정은 매우 중차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만일 이번 정관 개정안대로 정치운동만 해도 면직 사유가 인정된다면 일반 교수들의 학문과 표현, 특히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수회는 사학법이 1960년대 정치적 암울기에 개정된 시대착오적인 법이라고 말하며, 천장 효과(ceiling effect)를 예로 들며 사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가장 자유롭고 열띤 토론의 장이 돼야 하는 대학에서 이런 정관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총학생회 ‘공감’또한 “이번 정관 개정은 매우 부당하다”고 말하며 부당한 이유로 두 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로는 이번 정관 개정은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정치적 자유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둘째로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돼 민주주의를 논하고 있는 이때,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는 크게 동떨어진 개정안이라는 것이다. 한편 총학은 “이번 사안이 단순히 교수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번질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천하는 국민대학생모임 ‘비상구’는 “교수도 엄연히 일반 시민인데 이번 정관 개정은 일반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는 행위로 규정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명백히 대학 내 민주주의 파괴”라며 “만일 개정안이 학칙 개정으로까지 이어지면 전에 이뤄졌던 우리학교 교수 161명이 모여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시위도 면직의 사유가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정관 개정안 통과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현재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수회 측은 “이번 정관개정안이 실질적으로 학칙 개정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사립대학교 교수회 연합회’와 손잡고 이번 학칙 개악에 반대할 것이다”라고 밝혔으며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법적 소송까지도 준비할 수 있다”는 확고한 입장을 내세웠다. ‘공감’과 ‘비상구’도 “언제든 교수회 측에서 협조 요청이 온다면 함께 연대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사안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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