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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게임과 취미
 
기사입력 2017-04-10 12:14 기사수정 2017-04-10 12:14
   
 

지난 겨울방학에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한 친구가 “취미로서 게임은 낭비 같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소개팅에 나갔던 친구는 상대방이 좋은 향기를 맡는 것이 취미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취미인 게임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변에 친구들의 취미에 비해 게임은 취미로서 초라해 보인다고 했다. 확실히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게임을 도박, 마약, 알코올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분류하는 ‘신의진 법안’과 게임회사로부터 매출 1% 이하의 중독치유부담금 및 매출 5% 이하의 과징금을 징수할 수 있는 법안인 ‘손인춘 법안’이 발의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네거티브 방식과 더불어 게임 이용을 제한하려는 제도도 있었다. 지금은 폐지 됐지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인 ‘셧다운제’가 존재했었다. 현재는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부모 요청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게임시간 선택제’가 도입된 상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의 인식, 특히 기성세대가 게임을 보는 시선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인식과 달리 게임과 게임 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해 왔다. 올해 게임사업에 대한 지원예산은 총 6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5.3% 늘었고, 대형게임들의 이용자 수 또한 늘고 있다. 대형게임 중 하나인 ‘오버워치’는 출시 두 달만에 전 세계 이용자 수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다른 인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를 만든 회사인 라이엇게임즈는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 ‘INC’에서 선정한 올해의 기업으로 뽑혔다. 게임 내 매출만 1조 9천억 원에 이르며 이에 파생돼서 e-sports 산업의 성장에 기여한 바가 컸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인 롤드컵은 총 상금 60억원인 글로벌 대회이다. 이 대회는 누적 시청자 수가 3억 9600만 명으로 집계된다고 한다. 이렇듯 게임은 낭비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분야이며 동시에 문화로 자리 잡았다.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다. 취미마저 스펙이 돼서는 안 된다.
물론 취미가 게임으로만 귀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각자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을 즐기는 게 취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상 다양한 취미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교육 분야)’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 상황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흥미를 느끼는 것을 제대로 발견하기 힘들다. 필자만 해도 과거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의 취미란을 채울 때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 건강한 취미를 갖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자신의 취미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학교나 가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 줄 필요가 있다. 남의 잣대로 키운 취미가 아닌 진정한 취미를 모두가 하나씩 가지길 바란다. 그 취미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것이 게임이든 무엇이건 간에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타인이나 사회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취미에 대한 신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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