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기사제휴
 
 
 
  [독자위원 데스크]일단은 무엇이든 읽자
 
기사입력 2017-05-29 15:01 기사수정 2017-05-29 15:01
   
 
2016년 가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서 대학생 독서 현황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가 언론에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30분이며, 대학생 5명 중 1명은 평소에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는 책을 읽을 여유가 없거나(38.2%), 책을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26.6%), 책 이외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13.2%)이라고 밝혔다.
예전을 돌이켜 보면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다. 지금보다야 책 이외에 재미있는 것이 적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지는 않고, 그러니 책을 읽는 습관이 들었다고도 할 수 없으며, 또한 책을 읽을 여유가 있다고 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지는 않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핑계로 운동하고 피곤해서 잠을 자기 일쑤였으며,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려놓고 음악을 들으며 깊은 상념(?)에 빠지기 일쑤였다. 물론 필자의 경우겠지만 말이다.
대학생들이 책을 적게 읽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의 대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도구를 갖고 다니면서 읽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 보면 젊은 사람들의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갖고 뭔가를 하고 있다. 일부는 음악을 듣거나, 일부는 게임을 하거나, 일부는 무언가를 읽거나 쓰고 있다. 읽고 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읽고 쓰는 사람도 꽤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든지 무엇인가를 읽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실 책을 적게 읽는 대학생들을 걱정하는 것은 책의 권수나 읽는 시간이 적다는 데 있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 10권도 안 읽는다고 해서 무슨 문제이며, 하루에 10분밖에 읽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문제인가? 한 권을 읽어도 책의 가르침을 평생 실천한다면, 10분을 읽어도 내용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을 수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책을 적게 읽어도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글을 제대로 읽는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책을 적게 읽어서는 이런 능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을 제대로 읽는 능력은 매우 천천히 늘기 때문에 단시간에 기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책을 적게 읽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책을 읽을 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많은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책의 내용을 이해해 왔다. 자기 스스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하거나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본 적이 적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지금까지 읽어 왔던 책과는 다른 책들을 무수히 읽어야만 한다. 그래서 책을 적게 읽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읽으려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읽지 않으면 책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거나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학의 4년은 사회에 진출하기에 앞서 책을 읽는 능력을 스스로 기를 유일한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쳐 제대로 읽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들의 ‘수족’ 노릇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읽을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끄는 ‘머리’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우리 주위에 글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은 이미 마련돼 있다. 대학생들에게는 학교 도서관은 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이다.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빌려 볼 수 있으며, 도서관에서는 대학생에게 필요한 책이라면 신청하는 대로 구매해 대출해 주고 있다. 또 대학교마다 학보를 발행하거나 학교 웹진을 운영하고 있다. 학보나 웹진에는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고 손쉽게 접할 수 있기도 하다. 하다못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학생이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도서관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빌려 읽어야 하며, 학보나 웹진에서 대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줄도 알아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찾아 읽어야 한다.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글을 읽는 능력을 조금씩 향상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읽기’라고 하면 흔히 문자를 읽거나 책을 읽는 것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행간(行間)을 읽어야 한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며, ‘세상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즉 ‘읽기’라는 행위는 문자로 표현된 것 이상의 의미를 글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자 ‘찾는’ 것이며, 또한 글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헤아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읽는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처럼 중요한 읽기를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무엇이든 읽기 시작하자.


박인희(국어교육(院))교수
 
   
   
신문사소개 광고안내 기사제휴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