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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불변이 키운 불편, 재정비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7-08-28 13:23 기사수정 2017-08-28 13:24
   
 


최근 생리대 발암 물질 논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4~5월 ‘릴리안 생리대’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높게 검출됐다. 그런데 식약처는 유해 살생 물질 검사규정에 TVOC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이 규정을 고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현행 규제 항목은 20여년 전 포름알데히드를 추가한 후 그대로라고 한다. 식약처의 허술한 생필품 유해 물질 검사 절차에 소비자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학보도면에 실린 기사 “학기당 교양 이수 학점 제한, ‘근본적인 검토 필요하다’”는 한 학기당 교양과목을 8학점밖에 들을 수 없도록 제한한 내용에 대해 다뤘다. 제도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 기사였기에 시행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다녀온 담당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실소가 절로 나왔다. 학교 측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다. 시행된 지 10여년이 지난 제도이기에 현재 담당 부서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덧붙여 학교 측은 그동안 학생들이 불만을 직접 제기한 적이 없어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다시 식약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민간단체가 TVOC의 독성 여부를 제기하자 식약처는 뒤늦게 재검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미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고, 식약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생필품 유해 살생 물질을 관리하는 낡은 규제를 손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사실 지난해 10월부터 식약처는 TVOC를 비롯한 유해 물질의 검출량을 분석하고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를 완료하는 데는 2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식약처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하지만, 시판되는 모든 생리대의 조사가 끝나려면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낡은 규제를 손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결과라기에는 감수해야 할 불편이 너무 크다.
다시 우리학교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담당 교직원은 학기당 교양 학점 이수 제한 제도를 없애거나 다른 방안으로 대체할 계획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정확한 답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제도의 불변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생겨남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해 왔다는 이유로 낡은 제도를 고집하는 것은 너무 구시대적이다. 심지어 아무도 제도의 의의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듯하다.
낡은 것의 불변은 불편을 낳을 뿐만 아니라 불편을 키운다. 그리고 불편은 이번 생리대 사태와 같이 어떤 폐단을 만들지 알 수 없다. 무려 200여종이라는 TVOC와 관련해 관계 당국 공무원이 발 빠른 대처로 기존의 규정을 정비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드러나지 않고 고쳐지지 않은 제도로 인해 사람들에게 조금의 불편이 감지됐을 때는, 방관하기보다는 발 빠르게 재정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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