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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허·세·가·펴·고·들·배·땡·입·다·아·숨·누·두·때·문
 
기사입력 2017-08-28 13:33 기사수정 2017-08-28 13:33
   
 


제목을 보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게다. 이 네 마디 구호는 필자가 2015년부터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몸펴기생활운동본부의 초식(招式)이다. 소리 내서 반복해 외치면 몸과 마음이 살아나는 기분이 배가 되는 느낌이 든다.
▲허세가펴는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자’ ▲고들배땡은 ‘고개는 들고 배는 땡기자’ ▲입다아숨은 ‘입은 다물고 아랫배로 숨 쉬자’ ▲누두때문은 ‘누르고, 두드리고, 때리고, 문지르자’의 줄임말이다. 아주 평범하고 쉬운 말 같지만, 이것을 습관적으로 지속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처럼 누구나 건강하기를 바라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일은 단순하지가 않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필자에게 행운이 왔다.

2015년, 재임하고 있는 학교에 몸펴기생활운동본부에서 원장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선생님 한 분이 전근을 오시면서 동호회가 만들어졌고,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구호에 맞는 기본·생활·맞춤·도움주기 운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해 오고 있다. 그 덕에 두둑하던 경추가 완만해졌고, 장기간의 노트북 작업으로 거북목이 되어 앞으로만 전진하던 뒷목을 반듯하게 펼 수 있게 됐으며, 무엇보다 굽은 등을 펴고 어깨를 내려 가슴을 최대한 내밀고 허리를 세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2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마라톤 풀코스, 볼링, 수영, 에어로빅, 테니스, 골프, 요가, 등산, 도보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을 만큼 운동에 관심이 많았고, 건강은 누구보다 자신 있어 한 데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요가와 누리길 걷기에 빠져 몸 펴기 운동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저 친목 동아리 정도로 여기고 출장을 가는 날엔 당연히 빠지고, 몸이 불편할 땐 그 핑계로 빠지고, 업무로 바쁠 땐 은근히 늦게 참석하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다 지난해 추석, 음식을 다 장만해 놓고 잠깐 거실 바닥에 누웠는데 1cm도 움직이지 못하고 숨도 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119 응급차가 왔고 필자는 들것에 실려 갔다. 이 모든 상황이 거짓말 같이 지나갔다. 호흡곤란증까지 오자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며, 가족에게 남길 ‘말’을 떠올렸지만, 입에서는 한 마디도 뱉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급성 근육 수축이 원인으로, 근육이완제 링거 한 통을 맞고 병원 문을 걸어 나왔지만 돌이켜 보니 몸 이곳저곳에서 ‘담 결림’의 신호가 제법 자주 있었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동안 등을 굽히고 가슴은 움츠렸으며, 고개는 늘 숙이고 배는 긴장감 없이 늘어뜨리며, 낮이나 밤이나 입으로 들숨 날숨을 거듭했으니 내 몸 구석구석은 곳곳이 뭉쳐 굳어져 있었던 게다.


그 이후로 필자는 ‘몸 펴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바른 척추로 몸의 균형을 이루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몸 펴기 생활운동은 몸을 하나로 보고, 몸속에 담겨 있는 마음까지도 하나로 보는 운동이다. 그림 속의 도구들을 이용해 필자는 시간 날 때마다 누르고, 두드리고, 때리고, 문지르며 몸 구석구석의 굳은 근육들을 풀어내면서 질병의 물리적인 요인을 줄여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절기에 비염이 오거나 목이 아프면, ‘입다아숨’에 집중하며 내 안에 있는 자연 치유력을 키우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여름 방학엔 30시간 연수를 통해 운동의 원리와 이론을 공부했고, 10월에 있을 사범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몸 펴기 운동은 내게 마음 수련을 덤으로 줘 ‘생명’과 ‘건강’이라는 네비게이션을 일상의 삶에 장착해 줬다. 또한 요즘의 키워드인 ‘혁신’의 열쇠도 가져다 줬다. ‘몸’과 ‘척추’를 바로 세우며 굳은 신경을 말랑말랑하게 누르고 두드리고 때리고 문지르는 일은 교육 현장에도 바로 적용될 수 있다. ‘살림 교육’과 ‘가까이 있는 것을 사랑하고, 따뜻하게 보살피고 관심 갖게 하는 일’, ‘아파보고 체험하게 하는 것’, ‘자존을 일으켜 세우는 것’ 등. 스마트폰과 게임으로 찌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몸 펴기 운동을 통해 자신의 주체를 세우는 일을 전도하고 싶다. ‘몸 펴기를 통해 인생을 바꾸는 것’, 이것이 필자가 정년까지 교육현장에서 풀어갈 혁신의 과제이다.

허리는 세우고, 가슴은 펴고, 고개는 들자!

생각해 본다.
‘유난히 진지하고 고민에 겨워 구부정한 어깨로 고꾸라질 듯 고개 숙인 채 생활했던 우울한 20대, 만약 내가 ‘허세가펴’를 할 수 있었다면 그 사랑은 나를 지나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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