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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문화]“소통은 품위 있게, 사회는 따뜻하게”
 
기사입력 2017-08-28 13:40 기사수정 2017-08-28 13:40
   
  ‘바른말 키패드’ 앱 개발자 안서형 씨(소프트웨어·17)를 만나다
   
 


전공 지식에 사회적 가치를 더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바른말 키패드’. 올해 누적 다운로드 수 13만건 이상을 달성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자는 다름 아닌 우리학교의 당찬 신입생 안서형(소프트웨어·17)씨이다.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창의력으로 무장한 그를 <국민대신문>이 직접 만나 봤다.

국민*인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학부 신입생 안서형입니다. 저는 지난해 IT 특성화고등학교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소프트웨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입니다. 지난해부터 ‘비트바이트’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해 ‘바른말 키패드’라는 청소년 언어습관 개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갖게 된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
저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전자제품을 좋아했어요. 4살 무렵부터 컴퓨터 바탕화면을 바꾸면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어요. 인터넷에서 어떤 플래시 게임을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고등학생이 개발한 게임이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까지는 게임은 큰 회사나 전문가만 만들 수 있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가 아닌 저도 직접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로 친구들과 함께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놀기도 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 IT 특성화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고등학교 입학 후 정식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사회공헌 공모전을 통해 시작된 ‘바른말 키패드’ 앱 개발
삼성전자에서 매년 열리는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참가하게 됐어요. 이 공모전은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는 프로젝트입니다. 공모전에 참가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10대의 무분별한 비속어 사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해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바른말 키패드’를 기획했습니다.
이 공모전은 2년에 걸쳐 두 단계로 진행이 되는데, 첫 번째 부문은 ‘아이디어’ 부문이고 두 번째 부문은 ‘임팩트’ 부문이에요. 그 때 ‘바른말 키패드’를 개발했던 친구들과 함께 아이디어 부문에서 3등을 수상했습니다. 아이디어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을 다음 해에 실제 사회에 적용해서 얼마나 임팩트가 있었는지 평가하는 2차 부문인 임팩트 부문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인데, 첫 번째 부문에서 수상한 팀을 대상으로 참가 자격이 주어집니다. 저희 팀은 이 서비스를 사회에 널리 적용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2차 부문까지 참가했어요. 그리고 2차에서 2등을 차지하는 좋은 성과를 얻게 됐죠.
심사위원분들이 저희의 아이디어에 큰 공감을 하고 계셨어요. 저희 팀은 이를 창의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어른들은 비속어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비슷한 또래인 저희 생각은 달랐어요. 청소년들은 하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독특하고 신선한 방법으로 개선책을 제시했습니다.

‘센스’ 있는 키패드 애플리케이션
바른말 키패드를 다운로드 하고 이를 기본 키패드로 적용한 뒤, 인터넷이나 SNS 등의 입력창에 비속어를 작성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모티콘으로 텍스트가 변경됩니다. 예를 들면 ‘개XX’는 강아지 이모티콘으로 바뀌고, ‘씨X’은 화내는 이모티콘으로 바뀝니다. 기존에도 비속어 차단 기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들이 꽤 있었어요. 하지만 그 방법들은 사용자에게 불편함과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고, 철자를 바꿔서 필터링을 피해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비속어 ‘차단’이 아닌, 이모티콘으로 바뀌게 해서 거부감을 최소화시키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저희 앱의 특징은 사용자 자신이 비속어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자각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바른말 사용을 유도하는 ‘자아 성찰 솔루션’입니다. 비속어 사용 횟수가 기록으로 남아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바른말 점수와 그래프가 제공됩니다. 바른말 사용을 잘 실천할 경우 트로피를 얻거나,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해 친구들과 함께 누가 가장 바른말을 잘 실천했는지 순위별로 등수가 매겨진 ‘바른말 랭킹’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주 사용자층인 청소년들이 이 앱을 ‘센스’있는 키패드로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죠.

‘융통성’ 있는 키패드 애플리케이션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서 사용자의 의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키패드이기 때문에 원래 사용자가 쓰던 키패드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불편하게 느껴져서 바로 삭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주 사용층인 청소년들을 만나서 직접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다양한 검증단계를 거쳤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가장 많이 신경 쓰게 된 것이 바로 비속어가 이모티콘으로 전환되는 부분입니다. 조금 전 말씀드린 내용처럼 비속어를 사용하면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맥락에 맞는 이모티콘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받는 수신자도 대강의 내용을 추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왜냐하면, 비속어도 결국 의사소통의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죠.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서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하지만 10대들은 비속어를 통해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하고,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표현하기 힘든 기분들도 분명히 존재해요. 이를 재치 있게 활용해 상황에 따라 이모티콘이 변환되는 기능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속어를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속 시원하게 해야죠. 융통성 있는 키패드가 되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수익창출도 사회공헌과 함께
공모전에서부터 시작해 처음엔 전적으로 사회공헌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사업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어요. 비속어 사용 문제를 해결하면서 청소년들에게 가치를 심어 주는 기존의 ‘사회공헌’ 목적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 모델을 기획 중이에요. 준비 중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기존 바른말 키패드에서 지원하는 키패드 테마에 10대가 선호하는 예쁜 디자인의 키패드 테마들을 추가하고,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정보윤리교육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키보드를 중심으로 제작한 언어 교육 키보드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정했는데, 지금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언어 습관 형성 시기이기도 하고, 사고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앱을 통해 바른 언어 습관 확립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목표는 10대만의 ‘쿨’한 키패드
앞으로 이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려면 비속어를 줄이는 기능뿐만 아니라 정말 강력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바른말 키패드’가 10대를 위한, 10대가 선호하는 ‘쿨’한 키패드가 됐으면 합니다. 미국의 1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인 ‘스냅챗’을 예시로 들어 볼게요. 스냅챗은 페이스북이나 그 외 다양한 다른 SNS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페이스북은 어른들이나 쓰는 것이고, 10대라면 스냅챗을 써야 한다’는 말처럼 스냅챗은 미국의 10대들에게 굉장히 ‘쿨’한 존재거든요. 우리나라 10대들에게도 ‘바른말 키패드’가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합니다. ‘기본 키패드는 어른들이나 쓰는 것이고, 10대라면 바른말 키패드를 써야 한다’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싶어요. 수익창출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거죠. 물론 정말 심한 비속어는 줄어야겠지만, 가벼운 은어나 신조어는 오히려 장려하는 방향도 생각 중이에요.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를 키패드에서 보여준다든지, 이모티콘을 보다 적극적으로 더욱 활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10대만의 ‘쿨’한 키패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열심히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요즘 꿈이 없어서 고민인 주변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안정적인 길만 추구하다 보니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운 경우들도 종종 보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스타트업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열심히 도전하고 성실히 노력하여 ‘소통은 품위 있게, 사회는 따뜻하게’라는 저희 기업의 비전처럼, 앞으로 말로 상처받지 않는 따뜻한 온라인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안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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