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만화가 이 철(경희대 국제경영·2)군을 만나







‘만화가 인생의 전부다!’

그의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런 말일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결같이 만화가만을 꿈꾸며 현재 대학생의 신분임에도 만화가라는 직함까지 갖고 있는 이철군.

그는 지난해 영챔프 신인만화가 공모전에 당선되어 올해 초 ‘왈딱 CF’라는 작품으로 첫발을 내딛은 새내기 만화가다.

경희대 2학년에 재학중인 이군은 1학년 때 휴학하고 무작정 만화가 김준범(아니타 레바)씨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초짜’문하생이었기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삼고초려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 그렇지만 이도 오래가지 못했다. 나라의 부름으로 입대를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하생을 하면서 선배님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라는 이군은 군제대 후 같은 화실의 선배와 작업실을 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공모전 준비를 시작해 지난해 말 신인공모전에 당선되고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하지만 이군의 행보가 보여지는 만큼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공모전 당선이후 연재를 준비했지만 출판사와 방향이 맞지 않아 접고 1월에서야 ‘주인공’이라는 첫 단편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왈딱(별안간 통째로 뒤집어지는 모양) CF’는 4P짜리 아무 원고나 해보라는 제의에 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단 한번의 원고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제목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뒤지는 열성과 각종 CF를 녹화해 끊임없이 돌려보는 것으로 8개월여 동안 연재를 계속 할 수 있었다.

CF를 통째로 뒤집어보는 ‘왈딱 CF’를 연재하면서 ‘재밌다’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는 이군은 라이코스편(엄정화편 패러디)이 각종 유머 게시판과 라디오프로그램에 나왔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한다.

이런 기쁨을 홀로 만끽하던 이군은 얼마 전 모일간지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의 단편부터 눈여겨본 기자가 출판사를 통해 먼저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기자는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만화와 그것을 그린 사람이 대학생이라는 데 주목을 했다.

하지만 이군은 자신의 데뷔가 결코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에 선배들에게 기초가 부족하다며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충고도 들었지만 너무도 오래 품어온 꿈이었기 때문에 기다릴 수 없었다고 한다.

이렇듯 줄곧 만화만을 향해 달려온 이군은 잔인하고 선정적인 만화보다는 ‘심슨’과 같은 감동과 웃음을 주는 따뜻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단지 웃기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 나름대로의 만화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나타낸 것이다.

비록 한달에 두번 있는 마감을 위해 수업도 화, 목요일만 신청하고 그나마 이번 학기도 휴학을 고려 중이기는 하지만 후회 따윈 없다. 그에게는 만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경희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멋진 말을 해달라는 말에 ‘열심히 하겠다’라고 대답했듯이 앞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모습에서 더욱 더 기발한 작품을 선보일 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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