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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우리학교 길냥이 지킴이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의 회장 이은지 씨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6-08-29 13:54 기사수정 2016-08-29 13:54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도 드디어 끝이 보인다. 그러나 뜨거웠던 여름에도 ‘추어오’를 외쳤을 그녀. 본지가 이번에 만난 사람은 바로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의 회장 이은지(의상디자인·4)씨다.
지난해 겨울, 우리학교 건물 출입문에는 ‘고양이 출입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낙서처럼 쓴 ‘고양이가 추어오’라는 한 학생의 귀여운 반박문도 붙었다. 이 모습은 사진으로 찍혀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캠퍼스 내에서는 다른 반향을 일으켰다. 길고양이의 입장을 헤아려 보자는 역지사지의 심정이 추위에 고생하는 길고양이를 직접 도와주겠다는 행동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가 탄생했다.

급식소 제작 및 운영, 중성화 수술 등
그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

올해 초, 준동아리로 승격된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는 우리학교 학생과 교직원, 인근 주민 등 약 50명으로 구성돼 있다.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 제작과 운영, 중성화 수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은지 회장은 현재 인원이 부족하진 않다며, 그 이유로 체계적인 시스템 운영을 꼽았다.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는 상세한 매뉴얼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부하고 있으며, 회원들은 ▲총무팀 ▲콘텐츠팀(페이스북 관리·외부 인터뷰 답변) ▲디자인팀(후원 상품 기획·디자인) ▲급식소팀(교내에 설치된 고양이 급식소 관리) 등으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한편 금전적인 부분은 전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지난해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았는데, 목표 금액인 200만원의 5배인 1천만원을 모았다. 이 씨는 더는 후원금을 모으고 있지 않으며, 현재 모금 받은 후원금의 약 30%를 병원비와 사료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동아리 활동 중 눈에 띄는 것은 활발한 SNS소통이다. 페이스북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6900여명(8월 현재)으로, 이 회장은 “SNS를 하는 학생 중 상당수가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페이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고양이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빠르게 제보받을 수 있어 SNS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묻자, 이 씨는 적극적인 팀원들이 많아져 여러 캠페인 준비가 잘 이루어졌을 때를 꼽았다. 반대로 가장 슬펐던 순간은 금공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을 때라고 답했다.

계속 늘어나는 고양이들…
적정한 고양이 개체 수 유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

동아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소개하고 있다(8월 현재). 그러나 실제로 캠퍼스 안에서 보게 되는 고양이의 수는 훨씬 많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깽이 대란(매년 5, 6월에 새끼 고양이가 많이 태어나는 것을 이르는 말)’이 일어나자 눈에 띄게 고양이 수가 많아지기도 했다. 학교 안에 사는 고양이는 전부 중성화 수술을 마쳤는데 새끼 고양이가 어디서 태어나는 거냐고 묻자, 이 씨는 “학교 밖에 사는 고양이들이 학교 안으로 많이 들어온다”고 답했다. 교내에는 고양이들을 위한 급식소가 있으므로, 배고픈 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많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 씨는 원래 학교 안 새끼 고양이들의 존재 자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망설였다고 한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니까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라는 항의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공개적으로 입양을 보내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 대신 새끼 고양이를 입양 보낼 때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네이버 카페 등에 게시글을 올려 홍보한다. 그리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양인을 선정한 후 상세한 계약서를 작성한다. 한편 교내 고양이 개체 수 유지를 위해 학교 안에 있는 고양이 중 우리학교에 정착하려는 성향이 강한 고양이를 우선으로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도 한다.

학교 내 활동, 어려움도 많다
“길고양이들도 소중한 생명”

지난해 12월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가 설치한 급식소를 청소 담당 직원이 일방적으로 버린 사건이 있었다. 그 사실에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고, 결국 ‘동아리에서 설치한 급식소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학교 측의 암묵적 동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고양이 급식소 설치에 대한 공식적인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덧붙여 이 씨는 “축제 참여나 전단 배포 문제로 학교 측에 결재를 받을 때, ‘고양이’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허가받은 전단을 배포했지만, 나중에 제재가 들어와 허가를 다시 받아야 했던 적도 있어요”라며 “동아리와 학교 간에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아리가 생긴 지 약 10개월이 지났음에도 이 회장은 여전히 학교 안에서 고양이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씨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동등한 생명으로 보는 것 같지 않다”며 “고양이를 폭행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결국 우리가 예방하고 관리를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길고양이와의 공생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길고양이들도 소중한 생명이고 매일 위험 속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 달라”며 해치지 말 것을 부탁했다.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진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는 일간지에 보도되는 등 학교 안팎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데 이 씨는 외부의 관심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우리학교 고양이들이 유명해져서 좋은 점도 많지만, 걱정스러운 점도 있어요. 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학교에 찾아와 쥐약을 풀어놓거나 포획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 씨는 SBS 「TV동물농장」을 비롯한 유명 방송사의 촬영 요청을 여러 번 거절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는 동아리방이 없다. 그래서 이 씨는 “고양이 사료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서 많이 불편하다. 현재는 준 동아리방에 사료를 쌓아 두고 있는데 다른 동아리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며 동아리방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올해 4학년인 이 씨는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시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졸업 후에도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해 왔고, 당시 구조한 고양이를 집에서 기르고 있는 이 씨의 길고양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으로 국민*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이 씨는 새끼 고양이 구조 요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학교 안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신 분들이 저에게 데려가서 키워 달라는 요청을 굉장히 많이 하세요. 그런데 저희 동아리는 교내 길고양이가 다치지 않고 잘 자라도록 돕는 동아리예요. 저나 동아리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덧붙여 이 씨는 만약 학교 안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다면 밥을 주는 건 괜찮지만, 사람 손을 탄 새끼 고양이는 어미에게 버림받을 수도 있으니 만지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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