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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노노사회를 살펴보다
 
기사입력 2017-09-23 11:03 기사수정 2017-09-23 11:03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노(老老) 부양 가구가 지난 10년간 두배로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6년에는, 노인이 된 60~70대 자녀가 80살 이상의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는 5만2771가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 기준 노노부양 세대는 10만130가구로, 두배 가량 늘어났다. 그리고 한 가구 안에 2세대 이상의 노인이 존재하는 가구의 증가 추이는 해마다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부모가 가난해도 65세 이상의 노인 자녀가 일정 소득이 있다면, 노인 부모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노인 자녀가 빈곤층이라 할지라도 부양 의무의 덫에 빠진다면 노인 부모를 직접 부양하는 환경은 더욱 열악해진다. 예를 들어 노인 아버지 A씨와 그를 모시는 노인 아들 B씨 모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데, 갑자기 A씨의 또 다른 아들인 부양의무자 C씨의 재산 변동이 생길 경우 A씨가 수급 자격을 잃기도 하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노인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11월부터 65세 이상 자녀의 소득에 관계없이 노인부모를 기초수급자로 지정할 수 있게 조치했다.
빈곤하지 않은 가정이라 해도, 노노부양은 가족 내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복지부의 ‘2015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사건 중 41.7%는 노노학대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여성 노인들이 나이가 들어서 돌봄 노동에 재차 얽매이는 것을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한다. 우리 사회는 돌봄 역할이 여성에게 집중된 경우가 많은데, 장남이 부모를 부양한다면 곧 며느리가 수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녀와 손자를 길러낸 여성 노인이 시부모님 부양이라는 가혹한 부담을 다시 짊어짐으로써 노인학대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노인 대국’ 일본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들의 활발한 노동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고령자고용안정법에 따라 정년을 65세로 연장했고, 고용보험에서 고령자의 임금을 지원해 주고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지원금 외에 세금 우대 혜택도 준다. 그런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인 지금 우리나라는 이런 혜택에 대한 세대 간의 입장 차이로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령자의 기초연금제 시행을 위한 국민연금 활용은 젊은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베이비붐 세대의 늦어진 정년은 청년층의 일자리감소로 이어져 취업난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젊은 층의 주요 골자다.
청노(靑老) 갈등과 노노 갈등 사이에 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노세대들을 위해 국가의 유연한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노무직을 벗어난 노인 맞춤형 일자리를 만듦으로써 취업난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인세대의 경험과 청년세대의 생산성이 공존하고, 세대 간 조화를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열악한 노인 수발 환경은 사회가 어느 정도 책임지고 분담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전체 노인 인구의 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정도로, 당국의 수혜 범위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젊은 세대들은 ‘가정과 국가 중 누가 노인을 부양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인 해결법으로 책임을 미루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인을 부양하는 노인들을 곧 우리가 다시 부양해야 하고, 그들이 다시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상생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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