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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같은 것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하다
 
기사입력 2017-09-23 11:21 기사수정 2017-09-23 11:21
   
  WGNB 공간 가구 디자이너 백종환(실내디자인·98)동문을 만나다
   
 


WGNB 대표인 백종환(실내디자인·98)동문은 ▲교보문고(광화문점 외 15개 지점)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도곡점·문정점) ▲네이처리퍼블릭(센트럴점·월드점)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 등을 디자인한 ‘공간 디자이너’다. 백종환 씨는 지난해 열린 서울·부산 디자인페스티벌의 전시 공간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등 디자인 산업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민대신문>은 우리학교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디자인대학원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한 백종환 대표를 만나 봤다.

디자인이란 사람과 사물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
백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디자이너가 됐다. 2004년부터 디자인 회사 ‘월가어소시에이트’에서 일했고, 지난 2015년부터는 ‘WGNB(월가 디자인)’의 공동대표 겸 소장직을 맡고 있다. 줄곧 디자이너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온 셈이다. 이에 백 씨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정말 잘 맞는다”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디자인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직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디자인이 완성됐을 때의 희열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며, 아직까지 디자이너로서의 어려움을 겪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 동문에게 디자이너란 천직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디자인에는 ▲시각 디자인 ▲산업 디자인 ▲영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그 많은 선택지 중에서도 ‘공간 디자인’을 선택한 까닭을 묻자, 백 대표는 “좋은 장소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공기가 달라요. 보이는 것, 냄새, 촉각 등 모든 감각으로 느껴지죠. 공간 디자인의 매력은 사람들이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라고 하면 흔히 책상에 앉아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냐는 질문에 백 씨는 “실제로도 그림을 많이 그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간에 알맞은 스토리나 모티프를 찾아 도면을 그리고 시공을 하는 것이 공간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라며 “공간 디자인이란 사람과 공간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객이 공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얻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 대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디자인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책상의 크기부터 볼펜의 모양, 공책의 색깔과 명함의 글씨체에 이르기까지 전부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공간에 어울리는 ‘이야기’의 힘
최근에는 굳이 전문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접 실내 가구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조명이나 액자 등 새로운 인테리어 소품을 들여놓는 식이다. 이에 백 씨는 “그래도 나는 전문가니까(웃음) 공간을 단지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공간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꾸미려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의 디자인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백 씨는 작업할 때 “모티프를 얻은 후에 스토리화해서 공간을 풀어가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스토리’를 들었다. 스토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예요. 이 공간이 왜 이렇게 디자인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바로 스토리죠”
지난 2014년 백 대표는 한 패션 매장의 실내 인테리어를 맡은 적이 있다. 당시 백 씨의 고객은 그에게 “계절에 따라 가게에 진열되는 옷들이 달라지는 것처럼, 계절마다 매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다소 추상적인 고객의 요구에 백 대표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진 물체는 다시 조합될 수 있다’는 모티프에서 시작된, 하나의 ‘스토리’였다. “원래는 직육면체였던 물체가 땅에 떨어져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나의 물체였던 각각의 조각들은 이제 새로운 생김새와 쓰임을 갖게 됐어요. 그 조각들을 원래대로 조립해 다시 기존의 직육면체를 만들 수도 있죠. 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 붙인다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물체를 만들 수도 있어요. 그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죠” 이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백 씨는 매장에 새로운 구조물을 설치했다. 여러 조각으로 이뤄진 이 구조물은 해체됐다가 다시금 수많은 방법으로 조립될 수 있었다. 이러한 구조물을 잘 이용한다면 내킬 때마다 매장의 실내 구조를 자유롭게 바꾸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작업을 할 때마다 모티프를 얻고 스토리를 떠올리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 씨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스토리를 구상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라며 “디자이너라면 일상적인 것을 보면서도 늘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에도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등 영감을 기록해 둔다”고 밝혔다


‘예술’이 아닌 디자인, 오래 기억되는 디자인
백 씨는 공간 디자이너인 동시에 ‘WGNB'라는 회사를 이끄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혹시 두 가지 일을 함께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경영에 대해 따로 공부한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백 동문은 “경영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며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차근차근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다. 그리고 경영보다는 디자인 쪽에 충실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디자인은 예술과 다르다”고 말했다. “예술은 고객이 없어도 돼요.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고, 팔리지 않으면 배고프고, 이런 식이죠. 하지만 디자인은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아요” 즉 디자인은 고객의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분야라는 것이다. 이어 백 대표는 “디자이너는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기능에만 충실해서 미적 감각을 소홀히 한다면, 그건 디자이너가 아닌 엔지니어가 할 일”이라며 “기능적 편리함과 시각적 아름다움 사이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한 작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백 대표는 “전부 다 마음에 드는 작업”이라며 “다 내가 낳은 자식들이라 하나만 꼽기는 어렵다”며 웃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주셔서 종종 떠오르는 작업은 있다”며 지난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등장한 ‘현빈의 집’으로 알려진 비전 빌리지의 레이크하우스를 들었다. 그러면서 “디자인은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시로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과거에 열심히 작업했던 디자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디자인들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백 대표는 “(출강하러) 모교에 갈 때마다 캠퍼스 곳곳에서 느껴지는 젊은 기운이 참 좋다”며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연애도 하고 독서도 해라. 싱그러운 젊음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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