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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공무원 증원 공방, 싸울 일이 아니다
 
기사입력 2017-11-13 10:49 기사수정 2017-11-13 10:49
   
 


여야 간 뜨거운 예산 전쟁의 막이 올랐다. 이번 국회 예산 심의에서는 공무원 일자리 증원 관련 예산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중앙직 공무원 1만 5000명의 추가 채용을 위한 인건비 4000억원의 편성 여부를 두고 정부 및 여당과 야당의 공방이 치열하다.
정부와 여당은 심각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공공 부문 고용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로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그리고 공무원 증원의 95%가 소방과 치안 등의 현장 공무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월 대선 당시 후보를 낸 5개 정당 모두 소방·치안 등에 대해선 공무원 증원을 공약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를 포퓰리즘 정책이자 욜로 예산이라고 주장하며 반대에 나섰다. 정부는 공무원을 늘리려고만 하지 앞으로 들어갈 천문학적 인건비를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는 것이 그 골자다. 국민의당 정책위원회는 “재원 대책 없는 공무원 증원은 미래 세대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담세 능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는 공무원 증원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미래 세대가 짊어질 부담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의 조사에선 취업준비생 10명 중 무려 4명이 공시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속에서 급여·재직기간·복지후생 등을 모두 고려해 공시대열로 들어선 결과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공무원이 1년 동안 일하는 전체 근로시간은 민간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115시간 적지만 평균 연봉은 1100만원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연구원 또한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약 7%대 수준으로 대기업(6.2%)보다 높고, 공무원 퇴임 연령 역시 평균 56~59세로 대기업 평균 52세보다 높아 공무원의 누계 소득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필자는 국회가 공시 열풍의 고질적인 배경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치열한 공무원 증원 공방을 겪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무원이 임금을 많이 받고 안정적이라고 해서 인기 직업이 된 것이 아니다. 고위공무원과 9급 공무원의 월급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무원이라고 해서 모두 임금을 많이 받는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런데도 공시대열에 들어서는 것은 민간기업이 노동시간과 생산성에 비해 임금을 적게 주고 근로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취준생이지만 공시생은 아닌 필자에게 공무원 증원이니 구조조정이니를 논하는 국회의 공방전은 결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민간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생산성에 부합하는 급여와 노동시간·정년·복지를 보장하는 것이 더욱 시급해 보인다.
혹자는 “청년의 꿈이 공무원인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도전하기보다 안정적인 공무원에 매달리는 나라는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공시 열기가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순손실이 연간 17조원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공시 열풍을 비판하기 이전에 미래가 아닌 현재가 어두운 나라이기에 청년들이 공무원을 꿈꾸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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