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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아, 돈 아깝다……”
 
기사입력 2017-11-13 10:52 기사수정 2017-11-13 10:52
   
 


“이걸 왜 돈을 주고 산 거지?”
우리가 돈을 내고 산 것에 기대한 만큼 효용이 나타나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천천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언제 이런 경우를 주로 맞이하는가?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이 생각보다 맛이 없을 때? 제값을 주고 산 새 휴대 전화가 잔 고장이 많을 때? 여러 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이번 ‘기자의 눈’에서는 최근 개봉했던 영화들의 경우를 중점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지난 10월 19일(목) 「대장 김창수」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창수, 즉 백범 김구 선생이다. 대체로 우리가 백범 선생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백범 선생을 소재로 만든 이 영화는 세간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개봉한 지 2주만에, 이 영화는 스크린에서 점점 사라졌다. 이 영화를 본 관객 수는 고작 37만명에 불과했으며, 결국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VOD를 이용해서나 볼 수 있는 영화가 된 것이다.
「대장 김창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영화가 있다. 바로 지난 7월 26일(수) 개봉한 「군함도」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하시마섬’에서 겪었던 조선인들의 고초와 핍박이 완전히 생략된 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던 문제 등이 언론에 의해 조명을 받으며 관심이 증폭됐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군함도」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무거운 주제를 오락영화로 만들었다”라는 사람들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말았다. 심지어 스크린을 독과점했다는 논란까지 일어나며 관객들의 수가 급감, 결국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앞의 두 영화는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 외에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애국 마케팅’, 즉 ‘국뽕’이 심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개봉한 ‘국뽕’으로 점철된 영화들 중에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례들이 꽤 많았다. 「암살」, 「명량」 같은 영화들이 그런 경우다. 최근 들어 애국 마케팅을 이용한 「대장 김창수」나 「군함도」 같은 영화들이 실패했다고 해서 향후 이런 종류의 영화들이 안 나올까? 그건 아닐 것이다. 해외에서도 「아메리칸 스나이퍼」같이 애국 마케팅을 이용한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소재의 영화를 다룰 때 중요한 것은 ‘과유불급’이다. 「암살」은 영화의 배경이 진중한 만큼 진지하게 관객들에게 다가왔으며, 「명량」은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제작됐다. 그러나 실패한 두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대장 김창수」는 영화 중간에 불필요하게 애국 심리를 자극하는 부분이 많았으며, 「군함도」는 류승완 감독이 직접 “군함도를 알리기 위해 찍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을 만큼 진지하지 못한 ‘사극 액션물’이 돼 버렸다.
한편으로는 위에 언급됐던 영화들보다 더 오래 전에 애국 마케팅을 이용해서 흥행에 성공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지금 이 시대에 개봉됐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사람들은 점점 더 의식이 성장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억지로 내셔널리즘적 감성을 이끌어 내는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듯이, 애국 마케팅이 과하면 사람들의 거부감을 일으킨다. 만약 영화 제작자들이 애국 마케팅을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한 번 더 시나리오를 검토해 보기를, 그리고 애국 마케팅이 너무 과했다면 과감하게 지운 뒤 마음속에 묻어 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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