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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시사]‘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평창 동계올림픽
 
기사입력 2018-03-02 11:15 기사수정 2018-03-02 11:15
   
 

2018년 2월 9일(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하 ‘평창 올림픽’)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국민*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잘 알듯이,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고 개회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세 번째 도전만에 유치에 성공했고, 경기장을 짓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개회 직전에는 평창 올림픽을 둘러싼 외교적인 논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평창 올림픽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빗나간 비관론
평평창 올림픽이 열리기 전,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평창 올림픽 개최 1년 전인 2017년 2월 1일과 2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8%가 ‘관심 있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49%는 ‘관심 없다’고 응답했다. 1990년대 이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점진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결과였다.
또한 성공 개최 전망에 대해서도 호각세를 보이고 있었다. ‘매우 성공적일 것’ 13%, ‘어느 정도 성공적일 것’ 36%로 응답자의 49%는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할 것’으로 답한 사람들이 응답자의 38%에 달해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평창 올림픽이 열리면 ‘노쇼(No-show)’현상(예약을 했지만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기관들도 많았다. 동계올림픽의 종목들이 하계올림픽의 종목들과 비교해 낯설고 인기가 낮다는 점도 비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점차 평창 올림픽 개최가 가까워질수록 낙관론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1년 전과 동일한 기관에서 2018년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작년의 그것과 완전히 대조적인 결과를 보여 줬다. 우선 응답자 중 71%가 ‘관심 있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응답자의 73%에 달했다. 작년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관심도와 성공 개최 전망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각각 48%, 49%였던 것에 비해 낙관론이 크게 앞선 것이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 동안의 여러 결과들은 낙관론자들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우선 개회식 직후 여러 외신들은 개막식 행사에 대한 호평을 쏟아 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매우 멋진 개막 행사의 마무리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평창 올림픽 성화를 점화했다. 남북 단일팀이 한반도기 아래 함께 입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평창 올림픽의 주제는 '행동하는 평화'지만 개막식이 준 메시지는 '희망'에 더 가까웠다"며 "추운 밤, 평창 올림픽 경기장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낙관론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고 전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관심 또한 뜨거웠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의하면 목표했던 후원 기여금 9400억 원 대비 118% 이상인 1조 1123억 원을 확보했다. 대회 입장권 또한 목표했던 106만 8630장을 넘어선 107만 8562장을 판매했다. 이는 대비 판매율 100.9%로, 입장권 판매 수익은 1573억 원으로 집계됐다. 3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한 기념품 판매도 흑자 운영에 기여했다.

다른 ‘선배도시’들의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관론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도 비관론에 힘을 실어 주는 근거는 평창 올림픽의 ‘선배’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 경기들의 사례들이다.
우선 지난 2010년 영암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한 포뮬러 원(Formula 1) 대회인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경우 경기장을 짓는 데만 4285억 원이 소요됐다. 이 비용 중 국세가 1001억 원이고 나머지 비용은 전부 전라남도가 지불했다. 게다가 대회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아 총 8752억 원의 돈이 투자됐다.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보여야 했지만,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2013년까지 개최되다가 2014년부터 개최되지 않고 있다. 물론 그랑프리 주관사인 FOM(Formular One Management)과 조직위원회의 협상이 결렬된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2014년부터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개최되지 않는 주된 원인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된 적자에 있다. 경기장을 짓는 데 들어간 금액을 제외하고 누적된 적자만 1902억 원이다.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하지 않게 됨으로써 FOM에 2년치 위약금 9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2015년 2월 8일, 전라남도청 내의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조직위원회'는 해체됐다. 현재 경기장은 선수 양성 및 여러 작은 대회 개최 등으로 활용되며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지만, 그동안 쌓인 빚이 막대해서 더 흑자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야심차게 개최한 국제 경기가 빚더미로 돌아온 사례는 영암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있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영암의 사례보다 더욱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원래 인천광역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초우량 재정 상태를 유지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전시행정과 글로벌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점차 재정 상태는 악화되더니, 2012년에는 인천광역시의 총 부채가 13조를 넘었다. 그런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인천광역시는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기 위해 경기장 건설 비용과 시설 비용 1조 7224억 원, 운영비 4832억 원을 포함해 2조 2천억 원이 들어갔다. 경기장 건설비용은 국가에서 27%를 보조해 줬지만 나머지 73%에 해당되는 1조 2523억 원은 지방채를 발행하며 마련했다. 하지만 없는 사정에 빚을 더해 가며 개최한 인천 아시안게임은 흥행하지 못했고, 인천광역시는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앉게 됐다. 2015년부터 인천광역시는 2029년까지 매년 100억 원에 이르는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짙은 밤’이 오지 않으려면
평창 올림픽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면서 강원도가 안고 갈 당장의 빚더미는 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평창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마련한 인프라는 경제적 측면 이외에도 많은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이 중 경강선 KTX 운행은 강원도를 ‘당일치기’ 여행권역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회 결산 인터뷰에서 국제올림픽의원회는 “KTX는 이번 올림픽의 가장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그럼에도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사후 활용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올림픽 시설물이다. 이번 올림픽에 사용한 경기장과 훈련시설 등 총 14개의 시설 중 10개는 관리 운영 주체와 사후 활용 방안을 결정하였지만, 4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사후 관리 방안이 결정되지 않은 4개의 시설물을 유지하는 데만 연간 약 58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7년 기준 강원도의 재정자립도가 31.26%로 전국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강원도는 이 시설물들을 새로운 국제 경기 유치 등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21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남북교류 등을 대비해 모든 시설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실하고 장기적인 예산 조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인천 아시안게임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평창 올림픽 때 사용한 시설물들이 ‘화이트 엘리펀트(많은 비용이 들지만 쓸모가 없는 시설)’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부와 강원도는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최현서 기자





출처/
1) 지방재정365, 「재정자립도 [결산]」, 2016
2) 박린, 김지한, 김원, 「[평창올림픽 D-200] 애견 산책로 된 4700억짜리 주경기장, 누적 적자 63억」, <중앙일보>, 2017
3) 신준섭, 김지훈, 안지나, 「흑자냐 적자냐… ‘평창 경제학’ 시설 사후관리에 달렸다」, <국민일보>, 2018
4) 강산, 「‘흑자로 해피엔딩’ 평창올림픽, 선수단은 ‘잠시만 안녕’」, <스포츠동아>, 2018
5) 양승남,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이 흉물이 되지 않으려면」, <스포츠경향>,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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