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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나에게 교양수업이란?”
 
기사입력 2018-05-28 11:01 기사수정 2018-05-28 11:01
   
 
우리 학교의 한 교양수업에서 “나에게 교양수업이란?”이란 주제로 의견을 모았는데 참 흥미롭다. “도토리. 꼭 듣고 싶었는데 실패했다가 다시 주워 담았기 때문에.”, “계륵. 듣자니 전공에 부담되고 안 듣자니 졸업이 힘들기 때문에.”, “할머니집. 교양 수업을 갈 때 항상 즐겁고 기대되기 때문에.”, “진심. 내가 직접 골랐으니까.”, “생각 열기.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게 해 주니까.”, “단비. 편안히 수업하는 시간이니까.”, “여행. 다양한 경험을 주니까.”, “멘토. 지식 아닌 지혜를 배우게 하니까.”, “영양제. 부족함을 채워 주니까.”, “에너지 드링크. 전공에 지친 내게 활력을 주니까.”, “가을. 나를 벼처럼 익어가게 하고, 단풍처럼 새로운 색깔을 입혀 주니까.”, “미팅장소. 새로운 연애 상대를 만날 수 있으니까.”, “음악. 전공에 지친 일상의 기분을 전환해 주니까.”, “배움. 매일 성장하니까.”, “여행. 법학관에서 가기에 너무 멀어서.”, “부가 서비스. 들어도 되고 안 들어도 되니까.”, “조미료. 음식만큼 비중이 크진 않지만 없으면 심심하니까”, “영양제. 교양수업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으니까.”, “단비. 전공수업에 지친 나를 적셔 주니까. 하지만 결과가 단비일지, 우산 없는 날의 소나기일지는 모르겠다.”, “과일. 전공수업에 지친 내 기분을 상큼하게 전환해 주니까.”, “휴식. 전공수업으로부터 해방되어 쉴 수 있으니까.”, “사이드 메뉴. 메인 메뉴(전공)만 먹기엔 뭔가 허전함을 사이드 메뉴(교양)가 채워 주기 때문에” 등이다.
교양 수업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생각이 다양하게 드러나 보인다. 교양 수업을 전공 수업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학생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교양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수업 평가도 전공 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색하다. 전공 수업보다는 교양 수업 담당 교수와 학생 간의 인간관계가 얕기 때문일 것이다.
교양 수업에 대한 전공 담당 교수들의 인식도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사전에 양해도 구하지 않고 교양 수업 시간에 전공 수업을 진행하거나, 공결 확인서를 끊어 주며 교양 수업 시간에 다른 일을 추진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런 경우 교양 수업에서는 수업 진행과 평가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교양 수업에서 공결 확인서를 끊어 주며 전공 수업 시간에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까?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교양 수업 담당교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교양 없는 행동’이다.
교양 수업은 당장은 급히 긴요해 보이지 않지만, 학문과 인격 형성에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자양분 역할을 해 준다. 자양분이 풍부해야 전공의 뿌리도 깊이 내릴 수 있다. 전공 교수들이 교양수업을 존중해 줘야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도 달라질 것이고, 그래야 학생들도 더 유능하고 교양있는 지성인으로 성숙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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