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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 쓰레기 대란' 그 후
 
기사입력 2018-08-27 10:49 기사수정 2018-08-27 10:51
   
  환경과 편의 사이 줄다리기 중
   
 
환경부 정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4월 일명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며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매년 약 22만톤 규모의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지를 중국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발효된 중국의 해외 폐기물 수입 금지령에 따라 국내의 수많은 쓰레기들을 처리할 길이 막혀버렸다. 판매처를 잃은 국내 수거 업체와 자원 재활용 업체들은 재활용품 수거 거부를 통보했다. 수거되지 못한 폐자원은 길거리에 남겨졌고, 악취와 위생 문제가 불거졌다.
한편 재활용 수거 업체가 담당하는 위치에 따라 지자체, 심지어 바로 옆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 기준이 달라지는 등의 혼란도 잇따랐다. 이에 환경부는 재활용 수거 업체와 직접 만나 정상 수거 협의를 이끌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이렇게 일단락되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홍역을 치른 정부는 2020년까지 일회용 컵, 비닐 사용을 35%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고 올해 많은 변화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의외로 우리나라는 일회용품 재활용 강국이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독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분리수거 제도, 1995년부터는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해 왔다. 2013년부터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 왔는데, 일회용품 사용마저 제한하는 것은 과한 방침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반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법을 점차 강화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일회용품 줄이기 방침은 어떤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을까. 갑작스럽고 과도한 규제인가, 환경과 국가 경제를 생각한 흐름에 맞는 정책인가?


지하철역 일회용 우산 비닐이 사라졌다
지난 5월부터 1~8호선 전 역사를 대상으로 우산 비닐 제공이 중지됐다. 한 해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 사용된 일회용 우산 비닐은 평균 500만장에 달한다. 물기에 젖은 비닐은 재활용이 안 되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소각되거나 땅에 묻힌다. 환경을 위해 우산 비닐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게 서울시와 정부의 주장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일회용 우산 비닐을 대신해 역 내에 빗물 제거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기준 전체 역사 300여 곳 중 빗물 제거기가 제대로 구비된 곳은 6곳에 불과하다. 임시방편으로 준비된 카펫은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을 덮는가 하면, 대부분의 역에 설치된 빗물 털이 통은 제 기능을 하기보단 쓰레기통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학교와 근접한 4호선 길음역 역시 빗물 제거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언제쯤 길음역에 빗물 제거기가 구비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역사 관계자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통학길에 전철을 이용하는 배예솜(교육·17)씨는 “환경을 생각한 우산 비닐 제공 중지는 동의한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다고 생각한다. 우산 커버를 직접 들고 다니라는 캠페인을 실시하거나 역 내에 보급형 빗물 제거기라도 준비한 상태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
환경부의 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이 3개월 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이번 달 1일부터 시행됐다. 카페 직원이 공지 없이 소비자에게 일회용 컵을 제공하다가 적발되면 횟수에 따라 업주에게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실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 방문해보면 유리잔으로 음료를 시킨 후 남은 음료를 다시 테이크 아웃해 일회용 컵에 담아가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점주들은 “(컵을 설거지하기 위한)세제와 물 사용량은 증가하는데, 일회용 컵 사용량은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결국 환경오염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학교 주변의 카페 점주 A씨 또한 같은 의견이었다. “일회용 컵을 든 손님을 밖으로 나가게 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러다가 손님이 줄어들어 매출이 줄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며 의견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설거지를 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 머그컵 도난 및 파손 시 재구매 비용들은 오로지 점주의 몫”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의 평가는 엇갈렸다. 최미경(정외·15)씨는 “일회용 컵 사용 제재는 정말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편리함만 추구하며 일회용품에 의존하면 안 된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 어느 정도 불편은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생이 걱정되면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수경(미디어·17)씨는 “비위생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점심시간 같은 경우엔 손님이 많아 회전율이 높은데 컵 설거지가 제대로 될까 의문이다.” 또한 “매장에 잠깐도 앉아 있지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하다. 추가 요금을 내고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방안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회용 컵 사용 단속 논란에 대해 우리학교 김영선(교양)교수는 “매장 내 일회용 컵을 단속할 때는 컵의 재사용을 통해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회용 컵을 단속하기 전에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 LCA)절차를 통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전과정 평가(LCA)는 원료의 채취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 과정을 평가하는 과학적 기법으로, 그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종이기저귀-천기저귀’, ‘종이컵-유리컵’ 등의 환경성을 비교 평가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유럽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우유병을 재사용하는 것이 환경친화적이라고 생각했으나 전과정 평가 결과 오히려 재사용이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결국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 재활용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하며 정부가 이런 정책을 추진할 때는 세밀하게 준비해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 미리 예측할 순 없었나?
앞서 언급했듯 지난 2017년 초 중국 시진핑 주석은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 조치는 올해 1월부터 발효됐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처할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5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중국에 수출하던 영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반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영국의 환경부 장관 마이클 고브는 “지금 당장 폐기물 재활용이 가능한 동아시아 국가를 알아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해외로 넘기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우리보다 1년 앞서 2017년부터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 2월부터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소비자가 일회용 컵을 쓸 경우 ‘라테 부담금’을 붙여 재사용 가능한 컵을 쓰게끔 유도했다. 또한 빈 병 보증금 반환 제도를 더욱 확대했다.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해 SNS로 지속적인 재활용 컵 사용을 홍보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의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4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재활용 폐기물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부족했다”며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계획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시한 조치는 소비자와 점주 간의 대립을 초래함과 동시에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재활용 쓰레기를 해외에 팔아 처리하는 편리함에 사람들은 익숙해졌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쓰레기 수출은 끝이 났다.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환경이 먼저냐 편의가 먼저냐’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서로의 이익 관계로 뒤엉킨 쓰레기 처리 문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참고/

1) 최용준, 재활용 안 되는 우산 비닐커버,
지하철역 한 해 500만장 사용,
<파이낸셜뉴스>, 2018
2) 김경은, “테이크아웃잔에 주세요”…
혼돈의 커피전문점, <머니S>, 2018
3) http://repaperblog.com/221307683149
4) 황수연, “컵값 내세요” 스타벅스,
英런던서 일회용 컵에 5펜스 물리는 이유,
<중앙일보>, 2018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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