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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밭골]여름, 더운 것이 당연하다?
 
기사입력 2018-08-27 11:03 기사수정 2018-08-27 11:03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오랫동안 회자될 듯하다.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는 이번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평균 기온은 25.5도로 예년보다 2도 높았으며, 일평균 최고 기온 역시 30.7도로 평년보다 2.4도 높았다. 한낮에는 40도 가까이 오르고 일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는 열대야가 며칠씩 이어졌다. 이에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일찍 끝난 장마가 고기압 세력을 키워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다고 분석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폭염의 원인을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보는 견해도 있다. 유난스러웠던 더위가 단지 올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며, 심지어 앞으로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2070년이 되면 일 년 중 절반이 여름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점점 더 더워지는 여름에 대한 경각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흔히 ‘더워야 여름이다’, ‘여름이라면 더운 것이 당연하다’고들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가 일상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응급실을 통해 접수된 온열질환자는 402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토)에는 모 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 170여명이 단체로 등산을 하던 중 일부가 탈진 증세를 보여 헬기로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낮 기온은 34도에 육박했으며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더위에 대한 안일한 태도가 부른 사고였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폭염은 재난이 아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에서는 재난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나, 재난으로 인정되는 태풍·홍수·대설·가뭄 등과 달리 폭염은 재난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 및 손실에 대해서는 지원금과 복구비용이 지급되지 않으며, 국가 차원의 폭염 대응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국회에서는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는 내용의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달 말에야 정부는 폭염의 재난 지정을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7·8월 한시적 누진제 완화 대책’ 역시 7월이 다 지난 8월 7일에야 발표됐다. 한창 무더웠던 시기 정부의 늦은 대처로 인해 서민들이 전기요금을 아끼느라 냉방기기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폭염 관련 사고를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더위에 대한 정부와 개인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무더위를 여름이라면 으레 거쳐야 할 통과 의례쯤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과거와 달리 더위를 ‘재난’ 수준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정부에서는 기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를 경우 산업 현장에서 외부 작업을 중지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전력 위기를 이유로 냉방기 사용 자제를 촉구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정용 전기 누진제 개편에 대해서도 재고할 때이다.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다. 하지만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 달 말까지도 한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고 주평균 기온도 28도 언저리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평년 기온보다 약 4~5도 가량 높은 수치다. 올 여름은 마지막까지 더위가 쉽게 누그러지진 않을 듯하다.

출처/

1) 백민경, 「34도 폭염 속 고교생 170명 ‘단체 산행’...탈진해 헬기로 구조」, 중앙일보, 2018
2) 황덕현, 「폭염일수 ‘31.3일’, 1994년 최고기록 깼다... 9월초까지 더워」, 뉴스1, 2018
3) 황희경, 「[2018 폭염보고서] ③ 폭염도 재난...국가적 대응 매뉴얼 필요」, 연합뉴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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