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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가성비’가 수업 선택 기준이 되어서야....
 
기사입력 2018-08-27 11:04 기사수정 2018-08-27 11:05
   
 
개강과 함께 캠퍼스가 활기를 찾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일찍 시작된 2학기가 우리 인생에 새로운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한 학기를 비행에 비유해보면, 개강은 이륙이고 종강은 착륙이다. 비행기는 우선 힘차게 높이 떠올라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날 수 있다. 지금은 이륙의 시점이다. 어떻게 하면 이륙을 잘 할 수 있을까?
수강 신청을 잘해야 한다. 8번의 수강 신청은 대학생활의 내용을 결정한다. 그러나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학교가 개설한 수업과 학생이 원하는 수업의 수요, 내용이 서로 맞질 않아서다. 다른 대학들도 개강이 다가오면 이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담당 교수에게 직접 사정을 하기도 하고, 댓글 조작으로 문제가 된 ‘킹크랩’ 같은 전산 시스템을 동원하기도 한다. 확보한 수강권을 은밀하게 사고 팔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신청 인원 부족으로 수업이 폐강되는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수강하게 할 것인가. 대학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학생이 원하는 수업의 내용과 수요를 파악하여 그에 맞게 수업을 개설해야 한다. 수업 개설의 결정 과정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원하지 않는 수업을 수강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 학습 동기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그런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역시 쉽게 지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건 ‘학생들이 과연 어떤 수업을 원하는가’이다. 학생들의 수업 선택 기준은 대개 수업 내용이나 교수 방식이다. 물론 이것저것 살펴보지 않고 동료들의 추천에 의존하는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조건이 생겨났다. 소위 ‘가성비’가 높으냐다. 적은 노력으로 쉽게 학점을 얻을 수 있느냐가 인기 수업의 한 조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교양 수업에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
학습이란 그 자체가 부담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학습 자체를 꺼리고 피하려는 풍조는 대단히 우려할 일이다. 이런 풍조는 결국 수업의 품질을 떨어뜨려 학습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학습에 부담이 가는 수업을 학생들이 외면한다면 열정적인 교수들의 좋은 수업들은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리고 수업 평가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교수들은 수업 강도, 열정을 스스로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학교 게시판에는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문들이 붙어 있다. “수강생 40%에게 A학점을 부여함.” 아직은 수강신청 정정기간이다. 부디 가성비를 따지지 말고, 나에게 맞고 나에게 필요한 수업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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