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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누일 곳 없는 우리들 ‘대학생 주거문제’
 
기사입력 2018-09-17 10:15 기사수정 2018-09-17 10:19
   
 


“나 이번에 기숙사 추가모집 붙었다!”, “난 떨어져서 원룸 구하는 중인데...”
지난달 28일 기숙사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기숙사 추가모집 결과가 발표됐다. 기숙사 입사를 원하는 학생들 사이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미세한 학점 차이, 거주 지역 등의 선발 기준으로 학생들의 한 학기 거주지가 결정됐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장거리 통학을 선택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마지못해 자취방을 구했다. 우리학교 기숙사의 수용률이 높고 인근 방값이 저렴했다면 어땠을까? 이번 국민대신문 사회문화면에서는 대학가 주변 방값과 우리학교 기숙사에 대해 취재해 봤다.

서울 대학가(街) 방값 현주소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 ‘다방’(이하 다방)에 따르면 2017년 서울 주요 대학가의 방값은 1378만원/49만원(보증금/월세)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에 비해 보증금은 19%(약 220만원) 상승했고, 월세 역시 약 2.5% 올랐다.
다방에 따르면 서울 시내 대학가 중 방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교육대학교(1339만원/61만원)였고, 홍익대학교(1434만원/54만원) 건국대학교(1502만원/53만원) 순이었다.
상승률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 중에서는 특히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 주변 지역인 봉천동과 신림동의 방값 상승이 엄청났다. ‘다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평균 627만원/37만원에서 1년 만에 보증금은 96%, 월세는 21.6% 상승한 평균 1227만원/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가 위치한 관악구의 평균 월세인 4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학생 주거문제 해소 위해 나선 학교,
주민 반대에 부딪히다

지난달 말 경북대학교(이하 경북대)에서는 큰 논란이 있었다. 논란의 시발점은 경북대의 기숙사 신축이었다. 기숙사 신축이 시작되자 경북대 주변의 주민들과 원룸 임대인들이 공사 현장으로 몰려와 ‘지역경제를 죽인다’라는 등의 팻말을 들고 반대 집회를 벌였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경북대 본부는 원룸 임대인들이 조직한 ‘기숙사 건립 반대 대책위원회’와 협의 끝에 기숙사의 수용 인원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숙사 인원 감축 결정을 철회하라고 맞섰으며, 경북대학교 내에는 학생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플래카드들이 걸렸다.
우리학교와 가까운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 2013년 고려대는 학생 1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개운산 기숙사 신축 계획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이 파괴되고 월세 수요가 준다는 이유를 들어 고려대의 기숙사 신축을 반대했다. 성북구의회 역시 지역 주민들의 편을 들어 2014년 ‘기숙사 건립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 결과 고려대 개운산 기숙사 신축은 현재까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우리 대학가는?
정릉동에 위치한 원룸, 소위 자취방이라고 일컬어지는 부동산 세입자의 약 80%는 우리학교 학생들이다.
‘다방’에 따르면 우리학교 주변 원룸 평균 매물가는 500만원/44만원이었다. 앞서 언급한 서울 대학가 평균 월세와 보증금보다는 적은 비용이다. 하지만 주변 상권도 발달되어 있고 전철역과도 인접한 미아사거리, 성신여대 등 매물가 500만원/42만원 보다는 비싼 수치였다.
우리학교 인근 방값이 높다는 인식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학교 근처 ‘ㄱ’ 공인중개사 대표는 “국민대학교 주변 원룸 또는 오피스텔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있진 않다. 학생들을 배려해 일부러 싸게 방을 내놓으시는 분들도 많다”며 방값이 높다는 이야기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덧붙여 “예전에 한 임대인이 비합리적인 가격을 학생에게 제시했다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적이 있었다. 이후 해당 원룸의 가격은 인하됐다”고 말하며, “임대인들은 무조건 비싸게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매물에 적합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의 현황
현재 우리학교 기숙사는 △교내 생활관 △정릉 생활관 △길음 생활관 △제2정릉 생활관 4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총 1752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한 학기(112일) 기숙사 비용은 교내 및 정릉 생활관비(4인실 기준) 705600원으로 대학가 주변 방값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학 알리미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우리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7년 기준 약 11.2%로 지난 2016년 12.6%보다 1.4% 떨어졌다. 동시에 기숙사 수용인원도 2016년 2085명에서 2017년 1825명으로 줄었다. 이는 전국 대학 평균 기숙사 수용률인 20.1%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2017년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대학 기숙사 목표 수용률 25%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렇게 낮은 기숙사 수용률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학생이다.
치열한 기숙사 입실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주거공간을 찾는다. 보증금을 제외했을 때, 한 학기 기준 우리학교 인근 원룸 평균 월세는 학교 기숙사보다 약 2.5배 높다. 그만큼 자취생들의 경제 사정은 악화된다. 길음역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우리학교 학생 A씨는 “올해 학교 기숙사 모집에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자취를 시작했다”며 “용돈으로는 방세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서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취생의 삶을 빠듯하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우리학교 인근 원룸에서 ‘선(先) 월세’를 요구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선 월세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6개월 혹은 1년 치 방세를 한꺼번에 선납하는 것이다. 이는 세입자가 한번에 많은 돈을 마련해야하기에 부담이 크다. 방학에만 입주할 사람을 구해 방값을 줄이는 방법도 선 월세 구조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아르바이트를 해 근근이 한 달 방세를 내는 학생들에게는 무리한 요구로 들릴 수밖에 없다.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고민해 볼 때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최근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대학가 주민들이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지역 집값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대학생이 입주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과 기숙사가 들어선 송파구, 강동구, 구로구 지역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사회 초년생, 대학생, 독신 직장인 등 젊은 층의 유입으로 인해 오히려 지역상권이 살아나고 버스 노선이 신설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잇따랐다.
대학 인근의 아파트에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지를 마련한 대학생도 있다. 한 언론사에서는 보증금, 월세가 없는 대신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에게 과외 선생님이 되어준 대학생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주민들은 사교육비를 아낄 수 있어서 좋고, 대학생은 관리비만 내면 거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보여준 모습은 상생보다는 갈등, 분열의 사례가 훨씬 많았다. 위의 언급한 사례들처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존재한다. 지역 사회, 대학생, 대학교, 정부가 한데 모여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라정우·오현경 기자









참고/
1) 김대영, 「“월세 대신 재능기부” 대학생 주거난 상생으로 넘는다」, , 2016.8.26.
2) 이용건·임형준·강인선·류영욱, 「직장인은 대학가 원룸
못떠나고 학생은 더 싼 방 찾아 삼만리」, <매일경제>, 201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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