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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시평]이 시대의 진정한 ‘융합형’ 인재 양성을 꿈꾼다
 
기사입력 2018-09-17 10:22 기사수정 2018-09-17 10:28
   
 

‘협업’이라는 단어가 요즘처럼 자주 등장했던 때도 드문 것 같다. 동시에 ‘융합’이라는 단어 또한 요즘처럼 자주 회자되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정의되는 지금의 지식정보화 사회는 그야말로 ‘융합’과 ‘협업’의 시대다. 기업이든 학교든 많은 사람들이 융합형 인재를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융합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융합형 인재란 서로 다른 이질적인 학문 영역의 지식을 한 사람이 모두 습득하여 만들어지는 인재일까?
만일 이러한 관점이 맞는다면 ‘융합’ 못지않게 인재에게 필요한 요소는 ‘전문성’이다. 서로 다른 전공을 융합 전공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한 가지 영역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전문인력의 지식을 능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부전공으로 공부한 행정학 전공 학생이 소프트웨어를 메인으로 전공한 학생만큼 프로그래밍을 잘할 수 있을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의 역량은 서로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 것 못지않게 서로 다른 학문의 영역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대화가 가능한가에 있다. 다시 말해 융합형 인재는 다른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인재이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이다. 이 시대가 필요한 인재가 바로 이러한 인재이다.
공사장에 돌을 깎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들 중 세 명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당신 지금 무엇하고 계십니까?”라고. 첫 번째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지금 돈을 벌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지나가던 행인은 다시 건너편에서 돌을 깎고 있는 두 번째 사람에게 다가가 동일한 질문을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아주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제가 지금 이 돌만 깎은 지 20년이 넘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돌을 깎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행인은 또 다른 곳에서 돌을 깎고 있는 세 번째 사람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고 이 사람의 대답은 이러했다. “저요? 저는 지금 성당을 짓고 있는 중인데요?” 만일 이 세 사람 중에 조직과 사회에서 리더나 관리자가 되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 그 사람은 바로 세 번째 사람이다.
질문을 하나 더 해보자. 그렇다면 나머지 두 사람 중 조직과 사회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위험할 수 있고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두 번째 사람이다. 즉, 돌만 보고 돌만 깎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전문성만 믿고 멋진 돌을 깎지만, 옆에 사람이 깎은 돌과 아귀가 맞지 않아 성당을 짓는 데 종국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성당을 짓겠다는 생각을 하고 돌을 깎는 사람은 옆에 사람이 돌을 어떻게 깎는지를 봐가면서 깎기 때문에 성당을 짓는 데 그 돌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사람은 수시로 옆에 사람과 대화하고 관찰하며 자신을 배려와 이해로 맞추어 나간다.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옆의 사람과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하여 전체의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한 직원과 마케팅을 전공한 직원 간에 대화가 안 된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과 그 제품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 사람 사이에는 긴밀한 협조와 공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전공 영역에서 살아오면서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그러니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고 철학과 관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마케팅 전공 학생이 디자인 전공을 한 학생과 함께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있다면 회사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평생 행정학을 공부했다. 생각해 보니 내 주변에서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행정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니 이 분들의 생각과 관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질적인 학문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가능하면 많이 섞어 놓으라고 요구한다. 그래야 다양성이 생기고, 다양성은 곧 창의성과 혁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무조건 함께 묶어 놓는다고 창의성과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동 프로젝트를 하면서 관점이 달라 좌충우돌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 경험을 한 인재가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융합 인재’이다.
지식의 융합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융합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이것은 융합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 요즘 우리학교가 ‘팀팀Class’라는 혁신적인 수업 방식을 통하여 다양한 학생들과 교수들을 만나게 해주는 중매 역할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살면서 우리가 경험한 세상보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더 넓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 경험을 하고 졸업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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