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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모든 구성원의 목소리를 소중히 듣겠습니다"
 
기사입력 2018-09-17 10:35 기사수정 2018-09-17 10:38
   
  제18대 신임 노조위원장 공민영(경영·94)
   
 



Q. 노동조합의 기본적인 활동과 구성,
역사가 궁금합니다.

1987년 설립된 우리학교 노동조합은 총회와 대의원대회, 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조합원의 복지와 권익 보호, 문화생활을 통한 삶의 질 향상, 급변하는 근로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노동조합의 구성원으로 있지만 노동조합의 존재를 망각할 때가 있습니다. 개선점이 있거나 임금 인상이 있을 때도 변동 사안들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노동조합의 존재가 망각되면 노동조합은 힘을 잃습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생존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생존권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흔히 노동은 신성하다는데 그 말이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근로자의 삶을 오랜 기간 살다보니 노동이 신성하다는 의미를 알았습니다. 노동자는 근로를 통해 생활을 영위합니다.
분규현장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말하는 것의 의미는 한 가정의 가장이 경제 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가정이 겪는 고통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노동은 그 목숨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노동이 신성하다는 것이고, 그런 노동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노동조합입니다.

Q. 당선 소감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노동조합의 역할, 대학 본부와 학교법인이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변화한다면 양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내심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노동조합은 일반직 직원부터 차장 직급까지만 가입할 수 있게 돼 있어 지금이 아니면 노동조합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출마의 변을 전체 조합원에게 보냈고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주어 노조위원장에 당선됐습니다.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의 가장 밑바닥에서 누군가 데모를 해야 한다면 데모를 하고, 누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본부와 대화해야 한다면 나서서 해야 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이전보다 잘한다’, ‘우리의 생활과 제도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는 항상 설렘과 긴장감을 줍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저 자신뿐만 아니라 여러 조합원들의 이익, 특히 생존권과도 직결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시선의 변화’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학교법인이나 대학 본부’와 ‘노동조합’은 갑과 을의 관계 혹은 대립의 관계라고 보는 시선이 대부분입니다. 노동조합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면 대학 본부는 거절하고 이에 대해 데모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물론 지난 20년 동안 실제 분규는 없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 예컨대 ‘학교 측은 직원을 인정하지 않는다’, ‘직원은 학교에 요구만 한다’는 시선들과 내재된 불신들을 해소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학교 교직원들의 역량은 뛰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학 본부에 요구를 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진 능력을 발휘해 학교 본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학교 본부와 허심탄회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본부로부터 받은 협조를 들어주는 데에서 접점을 찾아나가고 싶습니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우리가 하고 요구할 부분들은 당당히 요구하면서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가고 싶습니다.

Q. 특별히 노조위원장을 하시게 된
배경이나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노동조합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역할을 제가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바뀌지 않는 점에 대해서 스스로 갈증을 느끼게 되었고, 이 부분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직접 바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 교직원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철밥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교직원들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교직원으로 불리지만 기능직, 고용원, 계약직 등 고용 형태가 다양하고 그 안에서도 조직에 대한 공헌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구성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에서 조금만이라도 학교와 조합이 함께 힘을 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Q. 노조위원장을 하시기 전 맡으셨던
업무와 교직원 생활 동안 느끼신
점들이 궁금합니다.

직장생활의 반을 홍보팀에서 대학 홍보와 발전기금 업무를 담당했고 나머지 시간들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학사 업무를 맡았습니다. 대학은 매우 보수적인 조직이지만 최근 대학만큼 주변 여건이 급변하는 곳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인상이 죄악시 되는 상황에서 비용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교육부의 각종 평가에 따라 대학은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주변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대학의 모습을 보면서 ‘상전벽해’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Q. 노조위원장 임기 기간 동안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대학의 노동조합이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이 활성화되어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칠 때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그간 봉사정신으로 참으며 하는 일이라고 생각되던 집행부를 활성화하여 집행부와 함께 여타 사업들을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직원들은 교수에 비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령 총장 선출에 있어서 아예 참여할 수 없다거나 직원의 최고 직급인 선임실장도 교무위원에 포함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일반직 직원들에게 해당되는 문제일 뿐입니다. 조합의 다수를 차지하는 구성원인 기능직, 고용원, 계약직 선생님들이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희망을 가지고 일할 때 학교도 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그것을 공유하고 함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조직과 구성원이 변화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총장 선출 참여 배제와 교무위원 참여
문제에 대한 내용과 방안이 듣고
싶습니다.

국회의 역할을 하는 교무위원회의에 대학에서 오래 근무하고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 참여가 배제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직원들은 ‘내가 아무리 오래 근무해도 저 자리에 갈 수 없구나’ 하고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고 교수들이 직원과의 관계를 상하관계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옳지 않습니다. 만약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겠지만 우리학교 직원들의 능력은 뛰어납니다.

Q. 이와 관련해 타 학교의 상황은
어떤가요?

관리처나 총무처 직원들이 처장을 담당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아직까지 길이 막혀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이런 부분들을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Q. 조합 단결을 위해 어떤 일을 하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등 떠밀려서 하는 위원장, 집행부가 아닌 서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활성화된 집행부를 중심으로 그간 진행해 온 교직원 문화 행사를 보다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보완할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행사들도 재미있고 참여하고 싶도록 경직성을 없애려고 합니다.

Q.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와 관련해
이슈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우리 대학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과 가장 많이 마주치는 분들이 바로 비정규직 근로자입니다. 대학의 소비자인 학생들에 대한 대면 서비스의 최일선에 있는 분들이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대학의 구성원임을 인정받지 못 한 채 근무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 간 생존 경쟁에 있어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계약직 직원 전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순 없지만 능력에 따른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비정규직 처우 개선의 경우 어떤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비정규직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는 없겠지만,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약직 직원들 중 유능한 직원들 일부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거나 무기계약직 중 능력이 있는 분들은 정규직에 지원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기회는 어떻게 줄 수 있습니까?
예를 들어 우리학교에서 일한 내용을 경력으로 인정해 정성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일해온 직원들이 정규직 채용에 있어서 절망만 거듭한다면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온 것들이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법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몇 퍼센트 이상 뽑게 정할 수는 없지만 이력서를 볼 때 정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경력 우대가 인정이 된다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는 등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52시간 근무와 워라밸은 인간다운 삶의 지속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갈수록 격화되는 경쟁 환경은 이러한 논의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결국 양자가 어떻게 하면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타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비정규직과 사회의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52시간 근무가 누군가에게는 혜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52시간 근무가 가능하려면 그만큼 생산성의 향상도 요구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도 소외되는 계층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Q. 교직원분들의 복지 제도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우리학교의 복지가 특별히 뭐가 좋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나쁘지도 않습니다. 우리학교의 교직원 복지 제도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학 기간 동안의 단축 근무와 육아휴직이 있습니다. 현재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교직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도로는 유연근무제와 탄력근무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교직원들이 원하는 복지 내용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Q. 우리학교의 노사상생문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학교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연 2회의 문화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본부 주관으로 직급별 교육과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실시되는 직급별 교육은 업무능력 배양과 함께 서로 소통하는 자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간 우리 대학은 특별한 분규 없이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학교와 학생들에게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교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도장만 찍는 시대는 가 버린 지 이미 오래전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교직원들이 학교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긍적적인 눈을 가지고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너무나 많은 기대와 또 목표를 가지고 제18대 노동조합이 출범했습니다. 할 일은 많고 뾰족한 답은 사실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고 소통할 생각입니다. 시간이 지났을 때 그래도 우리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는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자 포부입니다.




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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