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기사제휴
 
 
 
  [독자 칼럼]새해가 기대되지 않는 당신에게
 
기사입력 2019-01-02 10:48 기사수정 2019-01-02 10:48
   
 

‘새해가 밝았다.’ 흔히들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오늘 떠오른 저 해는 어제 떴던 해, 작년에 떴던 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새해가 기대되지 않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기대보단 불안과 걱정이 앞섰다. 대학 입학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큰 변화를 맞으며, 생각지도 못한 일들과 마주해야 했다. 아마 그때부터인 것 같다. 그동안 목표도 세우며 요란하게 맞던 새해를 기대 없이 맞이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부모님을 떠나 혼자 서울에 왔다. 대학 입학과 함께 내게 일어난 큰 변화였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면 나를 맞이하는 불 꺼진 방이 낯설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은 한 칸짜리 월세방에 바퀴벌레가 나타나기도 했다. 내가 잡지 않으면 잡아줄 사람이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때려잡고는 괜히 벽에서 멀찍이 떨어져 잤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던 날도 잊을 수 없다. 부모님의 걱정 어린 얼굴을 보면 눈물이 날까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괜히 더 씩씩한 척을 하곤 했다. 처음 겪는 상황 속에서 설레는 일보단 견뎌내야 하는 일이 더 많았던 까닭인지, 새해에는 또 무슨 일을 견뎌내야 할 지 걱정이 된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남은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낼지부터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까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물음의 답은 예측할 수조차 없다. 막막하기만 할 뿐이다. 그렇게 불확실한 내일은 불안이 되곤 한다.
지금은 우리가 잊고 있지만, 불확실한 내일이 설렘으로 다가오던 때가 있었다. 어릴 적,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잠들었고, 한 살 더 먹으면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떡국을 한 그릇씩 더 먹기도 했다. 새해는 물론이고 하루하루를 걱정보단 기대로 맞이하곤 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것은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달라진 것은 나의 마음이 아닐까. 어릴 때를 기억하며 다시 돌이켜 보았다.
사실 그리 나쁘지만도 않은 한 해였다. 혼자 조그만 휴대폰 화면으로 미드를 보며 먹는 저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고, 이제는 웬만한 벌레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만큼 씩씩해졌으니 말이다. 그동안 어떠한 이유로 불확실한 내일이 힘들기만 할 것이라 단언했을까. 겪어보지 않은 날인데 미리 불안과 걱정으로 채우고 있었을까.
우리의 삶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듯, 항상 나쁘지만도 않은 것이 인생일 것이다. 불확실한 내일을 걱정으로 맞을지 기대로 꾸며 나갈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새해가 밝았다. 오늘 떠오른 저 해는 어제 떴던 해, 작년에 떴던 해와 다르지 않을 테지만, 오늘이 어제와 같을 것이라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성을 걱정과 불안으로 견뎌내기 보다, 설렘으로 마주하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번에는 당신이 기대 속에서 새해를 맞이하길. 그리고 기대하는 일들로 한 해가 가득하길 응원하고 소망한다.
 
   
   
신문사소개 광고안내 기사제휴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