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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지나친 캠퍼스 조형물,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기사입력 2019-02-28 11:59 기사수정 2019-02-28 11:59
   
 
익숙함엔 소홀함이 따라붙는다. 낯선 공간은 오래 지나지 않아 친숙해지며 이내 무덤덤해진다. 캠퍼스의 여러 조형물들도 마찬가지다. 36년째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상부터 올해 신축된 ‘새내기’ 동상까지. 이 조형물들은 ‘국민대’라는 하나의 큰 분모를 지니고 있지만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조형물이 왜 만들어졌는지, 무슨 의미인지’를 물으면 모두 비슷한 대답을 한다. “분명히 어디서 설명을 듣긴 했는데 기억이…….”
이번 <국민대신문> 취재면에서는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무심코 지나쳤던 교내 조형물을 살펴보고 각 조형물들의 의미와 목적을 알아봤다. 또한 캠퍼스 내 조형물 설치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독립운동가의 뿌리를 잇다:
해공 신익희, 성곡 김성곤 동상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독립운동가들이 세운 학교가 있다. 국민대학교, 단국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이 그 예이다. 우리학교는 1946년에 해공 신익희 선생이 설립했다. 해공 신익희 선생은 1918년부터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로, 만세 시위를 지휘하다 상해로 망명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학교의 설립자답게 본부관 앞에 자리 잡고 있는 해공 신익희 선생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우리학교에는 한 명의 동상이 더 있다. 바로 성곡 김성곤 선생이다. 성곡 김성곤 선생의 동상은 1983년에 해공 신익희 선생의 동상이 세워지고 17년이 지난 2000년에 세워졌다. 성곡 김성곤 선생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 서거한 후, 우리학교를 인수해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두 동상 모두 재학생과 총동문회, 대학 본부가 모금을 통해 건립해 그 의미를 더했다. 그런데 작년 12월, 성곡도서관 앞에 있던 성곡 김성곤 동상이 본부관 앞으로 이전됐다. 이에 대해 성곡 김성곤 동상 설립을 주관한 총동문회는 “학교 당국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방법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전했다. 이계형 박물관 특임교수는 “성곡도서관은 외부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관계로 우리학교를 중흥시킨 성곡 김성곤 선생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라며 “본부관 앞으로의 이전은 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학교를 대표하는 동물을 담다: 용두리
고려대는 호랑이, 연세대는 독수리, 한양대는 푸른 사자. 각각 학교의 상징 동물이자 교상(校像)이다. 교상이란 대학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킬 목적에서 제작된 고유의 상징물을 뜻한다. 우리학교의 교상은 쌍용, 즉 용두리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성곡동산 앞에 위치해 있다. 1960년대부터 교상을 만들기 위한 학보사, 교상건립위원회, 총학생회 등의 움직임이 있었고 용두리는 1993년이 돼서야 건립될 수 있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 결과 용두리는 백호를 누르고 우리학교의 정식 교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용두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우리학교 교사자료위원회가 편찬한 <70문답으로 푸는 국민대학교 70년>을 보면 “백금색의 원은 태양, 두 마리의 용은 각각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로 1년 내내 눈에 쉽게 띄는 별들이다. 두 별자리를 이용해 북극성을 찾을 수 있으며 북극성은 어두운 밤에 방향을 알려준다”라고 적혀있다. 즉 용두리는 인생의 길잡이인 것이다.

뜻 깊은 순간을 기념하다:
개교 60주년 기념 조형물 ‘형(形)’

북악관 앞 민주광장엔 삼각뿔 모양의 조형물 ‘형(形)’이 있다. 2006년 개교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제작·설치된 형(形)은 ‘과거 대학의 기틀을 다진 국민*인, 현재의 국민*인, 세계로 뻗어 나갈 미래의 국민*인’의 화합을 염원하는 작품이다.
‘형(形)’의 곡선과 볼륨은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을 준다. 작가 조병섭(입체미술)교수는 “작품의 곡선은 생명의 힘을 단순한 유기적 추상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며 “교내 건물들의 각진 외형이 주는 딱딱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덧붙여 “대학에서 연구하는 학문에 따뜻한 인간애의 감성이 바탕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Grande Fiore (Big Flower)

작년 한 해, 멘디니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작년 12월 이탈리아 산업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Grande Fiore’가 성곡도서관 앞에 새로이 설치됐다. ‘대학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라는 게 학교 본부의 취지였다. 애초에 본부관 앞의 분수대 광장 및 해공 동상을 이전 재배치한 후 ‘Grande Fiore’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과도한 예산, 해공 동상 이전 반대 등에 대한 학생·동문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다.
11m 높이의 거대한 ‘Grande Fiore’의 기둥과 꼭대기에 달린 기호들은 흡사 열매가 달린 나무를 연상시킨다. 시설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이 조형물은 ‘추상 나무’로 요약할 수 있다. 조형물 기둥의 표면은 자연적인 요소로 장식된 모자이크 소재로 마감됐으며 잎과 꽃을 상징하는 여섯 개의 기호는 각자 상징하는 문화와 규율이 있다. 손은 ‘사람과 전통’을, 3개의 원자 심볼은 ‘과학’을, 화살표는 ‘아트와 디자인’을, 물고기는 ‘자연’을, 삼각형은 ‘기술과 수학’을, 2개의 원은 ‘국토와 문학, 혼’을 상징한다.
이 모든 것을 조합한 ‘추상 나무’, 즉 ‘Grande Fiore’은 대학이 여섯 개의 기호를 자양분 삼아 학생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이 갖춰야 할 학문적 본질을 담은 작품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조형물은 지난 2월 18일 세상을 떠난 멘디니의 유작이 됐다.
학생들이 만든 캠퍼스 조형물
예술대학 앞 쉼터에는 매 학기 새로운 학생 작품이 설치된다. 이는 우리학교 입체미술전공 졸업 전시로,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이 전시될 교내 장소를 함께 상의하고 결정한다. 이 중 일부 작품을 살펴봤다.

암묵적 상품 : 박정연(입체미술·15)
바코드는 ‘자신만의 정체성’과 ‘상품으로서의 정체성’이 함께 담긴 모순적인 존재이며 쉽게 읽힌다는 특성을 갖는다. 박정연 씨는 이것이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젊음’은 살 수 없으나, ‘젊은이’들은 살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선별되며 최저임금 등 불합리한 사회 속에서 피해자가 된다. 이는 한명이 아닌 수많은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누군가로 특정되지 않는 마네킹을 소재로 사용했다. 온실 속에서 갓 벗어난 젊은이의 쓴맛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바코드와 마네킹을 통해 나타내고자 했다.

불안정한 휴식처 : 임효준(입체미술·14)
‘불안정한 휴식처’는 철제로 이뤄진 거대한 민들레 홀씨 모양을 하고 있다. 민들레 씨는 자유롭게 바람에 몸을 맡기지만, 불시착해 물에 떠내려가기도 한다. 대형 민들레 씨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포근한 환상을 준다. 동시에 어느 순간 사라져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존재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임효준 씨는 “마음 기댈 곳이 없던 때, 언제 없어질지 모를 불안한 휴식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바람에 날려 온 홀씨 하나가 또다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을 믿는다”라며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임효준 씨의 작품은 학교에 소장돼 경영관 콘서트홀 앞에 설치됐다. “학교에 제 작품이 계속 전시될 수 있다는 건 다신 없을 추억이라 생각한다”라며 “우리학교 학생들이 민들레 홀씨를 보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새내기 동상 : Omini(가칭)
이 밖에도 정문에서 새롭게 학생들을 맞이할 ‘Omini’가 있다. 지난 2월 19일 새로이 설치된 ‘Omini’는 이탈리아 산업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작품으로 가로 2m, 세로 3m의 금빛 조형물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Omini는 등교하는 학생들 및 국민대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금빛 미래’가 펼쳐지길 소망하고, 응원하며, 격려하는 친구이자 마스코트이다. 이름은 이러한 의미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제작자인 지오반노니가 직접 작명 중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조형물이 진정한 가치로 빛날 수 있길
캠퍼스 조형물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유승인(언론정보·17)씨는 “조형물을 설치해 학교 외관을 꾸미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학생 복지를 신경 써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라(나노전자물리·18)씨는 “캠퍼스 내 조형물은 대학의 특성을 살리고 상징적인 느낌을 줘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며 “다만 설치 목적과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모두가 납득할 만한 조형물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형물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제작자의 목적이 분명하더라도 이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우리학교에 설치된 조형물들이 모든 구성원의 공감을 얻을 순 없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 간의 소통을 통해 세워진 조형물이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현경,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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