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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나 때는 말이야~”
 
기사입력 2019-02-28 12:59 기사수정 2019-02-28 12:59
   
 

“나 때는 말이야~” 이 말은 내가 어릴 때부터 최근까지 들었던 말이다.
명절에 가족들과 만나면 어르신들이 “우리 때는 말이야, 쌀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었어.” 같은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쯤 “나 신입생 때는 말이야, 항상 형들에게 인사 열심히 했어.” 같은 말들을 들었다. 군대 일병 시절에는 병장들에게 “나 일병 때는 군기 바짝 들었는데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 같은 말들을 들었다.
그런 말을 들어오면서 항상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딱 다섯 글자였다. ‘뭐 어쩌라고.’ 나는 불만이 많았다. 어르신들은 그렇다 쳐도 나와 나이 차이도 크게 안 나는 사람들이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구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고, 절대로 그들처럼 ‘젊은 꼰대’가 되지 않으리라 수없이 다짐했다.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요즘 학교에서 주로 나보다 어린 사람들과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아는 동생, 아는 후배들이 점점 생기면서 가끔 그들이 선배, 형, 오빠로서 조언을 구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나 1학년 때는’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과 헤어지고 난 뒤 버스에 앉아 어두워진 밖을 보면서 과거의 다짐을 생각할 때면 급격히 자괴감에 빠진다.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젊은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맘이 서글펐다.
스스로 생각해봤다. 경험이 많다고 그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는 아니었다. 적절한 조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그들은 나와 다르다. 살아온 배경이며, 성격이며, 생활 습관 등 공통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틀리다’라고 규정하며 어쩌면 조언을 가장한 ‘꼰대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우연히 tvN 채널에서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날의 주제는 ‘이 시대의 꼰대는?’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스스로가 ‘젊은 꼰대’가 된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던 때라 집중해서 보게 됐다. 중간에 ‘꼰대 자가 테스트’가 나와 한번 테스트를 해봤다. 다행히 나는 ‘꼰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테스트 항목 중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항목을 체크 할 때마다 반성이 많이 됐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꼰대 예방 5계명’이라는 5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나왔다.
첫 번째.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세 번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네 번째. 말하지 말고 들어라, 답하지 말고 물어라.
다섯 번째.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
즉 타인에게 대접받거나 존경받아야 한다는 강박증을 버리고, 나보다 어린 사람을 권위적으로 대하지 않고, 내가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부터 공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쯤 스스로에게 ‘내가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지는 않았을까’ 질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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