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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면인터뷰]‘승리 단톡방 사건 최초 보도 SBS funE 기자 강경윤 동문을 만나다
 
기사입력 2019-05-12 23:22 기사수정 2019-05-13 10:17
   
 


‘승리 성접대 의혹과 남성 연예인 불법 촬영물 공유’.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의 중심에는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한 강경윤(국사·03) 기자가 있었다. 연예인이 가진 권력을 비판적으로 보고, 그들을 감시하는 연예부 기자. <국민대신문>이 동문 강경윤 기자를 만나 봤다.

우리학교 영자신문사인'THE KOOKMIN REVIEW' 에서 활동했다던데.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기자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항상 모든 문제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기자’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기자’라는 직업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영어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리뷰사에 들어가 3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학보사 활동을 하면 명함을 받잖아요. 그 명함이 주는 무게감이 저한테는 좋은 점으로 다가왔어요. 또 영자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나가서 어떤 기자가 될지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영자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아마 그때부터 연예부 기자의 피가 흘렀는지도 몰라요. 학교 다닐 당시에 영자신문사 후배들과 원어민 특강을 듣고 있었는데, 방송 촬영 차 방송인 김제동 씨가 와서 인터뷰를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당돌하게 김제동 씨에게 “저를 인터뷰 하셨으니까 저도 인터뷰를 해도 되나요?”라고 말했어요. 사실 아마추어 학생 기자가 질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제동 씨도 잘 받아주셨어요. 그때 ‘연예인들이 사회에 얼마나 공헌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던 때라 그것에 관련한 질문을 했었거든요. 김제동 씨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대답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런 질문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네요.

인턴기자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 경험이 도움이 됐나.
인턴기자를 많이 했었죠. 활동 경험뿐만 아니라 지원 과정에서의 탈락 경험도 저에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인턴을 했던 ‘cbs 노컷뉴스’의 지원자들 중에는 뛰어난 지원자도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열정과 패기를 보여줘서 합격을 했었어요. 세 번째 인턴을 했던 ‘헤럴드 영자신문’도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때도 고스펙의 인턴기자들이 많았어요. 사실 어느 정도 콤플렉스를 느꼈는데 당시 같이 일했던, 저보다 스펙이 좋은 동료가 자기도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저한테 말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콤플렉스를 떨쳐내고 ‘실력’으로 승부를 보면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딱 들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평가하는 잣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나조차 나를 비하하지 말고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생각은 지금까지 기자 생활을 하면서 큰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연예부 기자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연예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기사를 써요. 특히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생각한 것이 연예인의 권력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래서 연예부 기자라고 해서 단순히 연예인 홍보에 관련된 기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연예인 권력이라는 개념이 조금 생소하다.
시청률 지상주의로 인해 연예인 권력화가 일어난다고 봐요. 연예인들의 상품성이 권력화되는 거죠. 한번 인기를 가지게 되면 스캔들이 생기거나 비난을 받았을 때 보호를 받고, 법적 대응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을 고소하는 식으로 입막음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저는 이것도 연예인 권력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승리 단톡방 사건’ 보도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승리 단톡방 사건’은 절대로 기자로서 모른 척 넘어갈 수 없었어요.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초기에 ‘버닝썬 게이트’를 취재하고 추적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되면 사회적으로 큰 메시지를 던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연예인이 권력에 재력까지 갖게 되면서 검경 유착도 생기고, 정의가 사라지고, 연예계에서 힘없는 여성들이나 신인 여자 연예인들이 성적으로 유린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거든요. 저는 이런 것들이 최근 발생하는 사회적 사건들과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보도를 하면서 ‘사회적 이슈들을 물타기 하려는거 아니냐’는 소리를 진짜 많이 듣거든요. 저는 ‘장자연 게이트’, ‘김학의 사건’ 같은 사회적 문제도 ‘승리 단톡방 사건’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 사건들 모두 여성들이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도구화됐던 사건들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맡은 ‘승리 단톡방 사건’ 보도는 제가 처음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많이 취재한 사람으로서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내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이번 보도는 어떻게 이뤄지게 됐나.
작년에 ‘승리와 주변 사람들이 불법 촬영물을 돌려본다.’라는 제보가 들어왔었어요. 이 제보와 ‘버닝썬 게이트’는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했고 버닝썬에서 발생한 마약 사건도 별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이 세 개의 사건들이 합쳐지더라고요. 사실 2016년에 ‘정준영 몰카 혐의’가 무죄라고 했잖아요? 그때 느꼈던 것이 우리나라의 불법 촬영물 수사가 굉장히 미진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수사가 부실했다는 강한 의심을 했는데 무혐의 처리가 나왔더라고요.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제보를 받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올해 초에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실체를 확인하게 되었죠.

보도를 막기 위한 외압도 많았다고 들었다.
전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면 오히려 더 파고들어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기자가 힘이 강한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더욱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이라는 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여러 갈래가 있을 수 있다고 하잖아요. 진실은 하나예요. 근데 그것을 보는 관점은 여러 개가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기계적 중립은 기자가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중립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본인이 어떤 소신을 가져야 하는지, 그 소신에 대한 판단 기준이라고 봐요. 저는 ‘공공의 알 권리’, ‘이게 알 권리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진실에 더 가까운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림으로써 도움이 되는 일이면 저는 무조건 알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성과 감성. 기자의 자질로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 기자로서 둘 다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차가운 이성은 학습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본인이 초심을 잃지 않고 따뜻한 감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기자로서 보람을 느끼거나 고충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단독 기사 하나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들어요. 그래서 가족한테는 좀 소홀할 수밖에 없거든요. 아무래도 가족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좀 크죠. 하지만 제가 보도한 기사들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될 때 보람차고 짜릿해요. 예를 들어 저를 겁박하려고 고발장을 보내고, 내용증명도 보내고, 그런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근데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취재를 해서 결국 그게 사실로 밝혀졌을 때 기분이 매우 좋아요.

기자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기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봐요. 사실 기자가 대우가 좋은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망생들이 많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소명의식이 있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많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기자를 지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응원해주고 싶어요. 실질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진 않지만, 저의 시행착오를 떠올리면 연봉, 스펙 등은 나를 대변해주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 세상이 평가하는 잣대에 절대 흔들리지 말고, 기자를 지망한다면 기자가 해야 하는 사회적 숙제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기자가 된 후에 어떤 기자가 돼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국민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제가 ‘승리 단톡방 사건’을 보도한 후 댓글을 보면 간간이 ‘국민대 후배인데 선배님이 자랑스러웠어요.’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를 자랑으로 여겨주시는 후배님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저에게도 후배님들이 큰 자랑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호연,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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