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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대학, 망상과 상상의 공간이 되자
 
기사입력 2019-05-26 16:02 기사수정 2019-05-26 16:02
   
 
상상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 사물에 대해 스스로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것’, 망상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망령된 생각’이다. 또 이치란 ‘사물의 정당하고 당연한 조리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라고 한다. 그런데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에서 경천동지할 새로운 결과가 생겨난 사례를 봤을 때 이 두 단어의 차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두 단어의 차이는 <김밥 파는 CEO>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자신 스스로 비판과 고뇌를 거치지 않은 주관적인 욕구의 표현이 망상’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나마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비판, 고뇌가 없는 망상이 단지 망상에 그칠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망상이 상상이 될 수 있고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달에 사람이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이치에 맞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쓸모없는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망상이 망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병적 원인에 의한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이라는 의미로 인해 상상과 구분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우리 생활의 편리함은 이치에 맞지 않다 보니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던 많은 것들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하였다. 때문에 상상력의 힘을 강조하는 다양한 서적,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들이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상상력을 키우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회에서 성공을 위한 것이다. 많은 내용들이 구글, 스타벅스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상상력이 갖는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망상, 상상 또한 현실적 가능성과 이를 통한 성공에 주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망상, 상상에 대한 이런 태도는 ‘이치에 맞지 않는 쓸데없는 생각’ 그 자체보다는 가능성 또는 현실성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망상과 상상에 익숙한 생활을 보낸 대학생들은 어떠한 생각, 주장 등에 대해 그것이 갖는 의미,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상상보다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먼저 따진다. 비록 그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가능성, 현실성이 없다면 더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학 졸업 후 삶의 현장에서 이러한 상상, 망상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 생활은 자신의 인생에서 이치에 맞지 않고 쓸데없는 망상, 상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기회이다. 가능성, 현실성보다 먼저인 것은 바로 이치에 맞지 않고 쓸데없는 생각 그 자체이다. 망상과 상상이 있고 난 뒤 어떻게 하면 이것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신분제 사회에서 신분제로 인한 억압이 없는 사회, 모두가 인간이기 때문에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망상, 상상이 없는 노예에게는 결코 그런 사회의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회를 상상한 노예에게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인간들의 역사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망상, 상상이 없었다면 오늘날 인권이라는 보편타당한 개념이 가능할 수 없었다. 신분제 사회에서 민주주의라는 망상과 상상이 없었다면 오늘날 너무나 당연한 민주주의라는 정치 질서는 존재할 수 없다. 우리 인간 사회는 예측 또는 가능성의 대상이 아닌 비전의 대상이다. 가능성, 현실성보다 먼저인 것은 바로 망상과 상상이다. 대학생으로서 인생에서 자유로운 망상, 상상의 기회를 가진 지금 현재 대학을 망상, 상상이 가득한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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