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는 학생을 대표하는 학생회가 있듯이, 교수를 대표하는 교수회가 있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학교와 소통하듯이 교수회는 교수들의 입장을 대변해 학교와 소통한다. 하지만 교수회의 역할에 대해, 심지어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학교 구성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교수회의 역할을 '소통'에 맞춘 교수회장 홍성걸(행정) 교수를 만나봤다.

Q: 교수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 교수회는 민주화 바람이 많이 불던 1986년에 처음 생겼습니다. 처음 생겼을 당시 명칭은 교수협의회였는데 대학평의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교수협의회가 법정기구가 되면서 지금의 교수회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교수회는 교수들의 친목도모를 비롯해 총장선출과 같이 학교 경영에 대하여 견제역할을 수행합니다. 학교에 대한 견제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재단 본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하고, 총장선출과 관련해 학교와 갈등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이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회는 대학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Q: 교수회장 당선소감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교수회의 존재 의의는 학교라는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 속에서 협조와 견제를 통해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입학정원 감소, 취업난 등으로 우리학교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수회장을 맡다보니,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우리학교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교수회 운영 방향을 학교 구성원이 서로 힘을 합쳐 우리학교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주력할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학교가 추진하지 못하는 사업이 있으면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우리학교 안에서 형성된 공동체가 학교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며, 남다른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진 학생들이 사회에 봉사 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자 합니다. 교수님들끼리는 전공을 넘어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하며, 교수님들 간 소식을 공유할 수 있게 우리학교 홈페이지 내 교수회 공간을 마련해 교수회의 활동이나 아이디어 공유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교수회가 하는 역할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올해 초 교수회장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분들은 학교 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무하는 분들이었습니다. 환경 미화, 경비, 주차 업무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시는 분들께 교수회는 단 한 번도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없었고, 그분들의 노고를 인정해 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설에는 그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또 서로 어려운 시기에 온기를 나누고자 교수회 협의를 통해 명절선물을 전달해드렸습니다.

제자사랑장학금 제도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경상경비를 40% 가까이 줄임에 따라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많이 줄었습니다.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학금마저 줄어드는 것을 보니 교수회장으로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장학금 증액을 위해 교수님들과 총동문회장님, 해공지도자과정 동문회장님을 포함해 많은 분들에게 호소했습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제 뜻에 동참해주셨고, 스승의 날 학생들에게 제자사랑장학금을 수여함으로써 제 뜻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제자사랑장학금은 총 16명의 학생에게 1인당 150만 원씩 총 24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습니다.

Q: 제자사랑장학금의 지급대상이 국민대학교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무성 등에 공감하는 학생인데, 장학금을 통해 육성하고자 하는 인재상과 기대 효과가 궁금합니다.

이번에 수여한 제자사랑장학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돕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도 있지만 학생들이 학교의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가장 컸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의 정체성, 교훈, 의미, 교가 등을 모르면서 장학금을 받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장학금 제도는 대학의 정체성, 사회적 책무성, 공공성에 대한 학생들의 관념을 점검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중점을 두었습니다.

따라서 장학금의 최종적인 목표는 우리학교 졸업생으로서의 주체성과 뚜렷한 윤리의식, 그리고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가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제자사랑장학금 외에 교수회는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수회는 학생회장단, 재단 이사장님, 총장님, 동문회장님, 노동조합 노조위원장님 등과 만나 학생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듣고 논의합니다. 학생들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안은 무엇인지,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교수회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수회는 기본적으로 학교 내 모든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과거에 있어왔던 갈등이나 힘겨루기보다는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하고자 합니다.

Q: 타학교 교수회랑 비교해보았을 때, 우리학교 교수회와 차이점은 무엇이 있나요.

우리학교 교수회는 사립대 교수 연합회(이하 사교련)에 가입돼 있는데, 사교련에서 각 학교 교수회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타학교 교수회 중 교수회 소식지를 1년에 두 차례 발행 및 배포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수회 홍보 및 활성화 목적으로 소식지를 발간하는 것인데, 우리학교는 아직 소식지가 없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또한 교수회 운영비용이 굉장히 적습니다. 교수회가 만들어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교수회 회비가 변동이 없었는데, 현실적으로 교수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회비가 인상될 필요를 느꼈고, 인상할 예정입니다.

우리학교 교수님들 중 교수회의 존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교수회가 많이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회비 인상을 통해 재정을 확충한다면 본격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종목표는 교수님들께 '교수회가 교수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단체다.'라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Q: 교수회를 운영하시면서 느끼는 고충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모든 조직이 그렇듯이 소통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은 독립된 인격체이자 다른 조직의 조직원들보다 자의식이 강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각 전공의 특성 그리고 여러 분야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회는 소통을 위해 가급적이면 교수님들을 이해하고, 큰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소통이 가장 어렵지만,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회가 연구 활동을 진행하는 교수님들을 위해 수행하는 역할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교수회가 교수님들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면 서로 다른 분야가 연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교수회는 정년퇴직 교수님들을 위한 축하자리를 마련하거나 등산, 문화 활동 등을 추진하면서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교수님들이 접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회는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공동 연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연구자체에 대해 교수회가 하는 역할이 많다고 볼 수 없지만, 이종분야 간 연합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학교 내의 공동체를 이해하고 그 공동체에 애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수회가 이 역할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공동체를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는 과정 속에서 구성원끼리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회는 갈등의 강도를 줄여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고, 건설적인 공동체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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