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대학가의 휴학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휴학 경험이 있는 4년제 학생의 비율은 54.3%였으나 2020년에는 55.9%, 2021년도에는 56.7%로 연 평균 1.2%의 증가세를 보였다. 병역의무 이행을 제외한 휴학 사유로는 △취업 및 자격시험 준비(25.8%) △어학연수 및 인턴 등 현장경험(10.8%)이 제일 컸다.

또한 지난 8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14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설문 대상자의 44.4%가 2학기 휴학 계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휴학사유로는 '자격증 취득 공부를 위해'가 39.5%로 제일 많았고, '비대면 수업을 원치 않아서'와 '편입, 공무원 시험 등 진로 변경 준비를 위해'가 뒤를 이었다.

암울한 취업시장과 휴학생의 증가

대학 내 휴학생 증가 원인은 현재 취업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의 상시(수시)채용 확대와 코로나19로 인한 채용규모 축소가 휴학을 증가시키는 원인인 것이다. 현재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정기공채를 없애는 추세이다. 현대차는 2019년 2월부터 상시채용을 도입했고 LG는 2020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공채를 폐지했다. SK는 2021년 하반기 공채를 마지막으로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

기업들이 채용방식을 상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채용규모가 감소한 반면에 채용시 직무역량 평가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특정 전공 지식보다 전반적인 직무경험이 중요해졌고, 학교 수업보다 인턴과 대외활동 등의 현장 경력을 쌓기 위한 비교과 활동이 강조됐다.

이러한 채용방식의 변화로 인해 학교 수업보다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한 휴학 후 인턴 지원 등이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좁아지는 사기업 취업보다 공무원, 공기업 취업을 위한 공무원 시험, NCS 준비를 위한 휴학 또한 늘어나고 있다.

휴학, 자퇴 왜 하냐고요? "반수·편입하려고"

대학입시(반수, 재수)나 편입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 및 자퇴를 하는 학생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올 한해는 지난해에 비해 신입생의 휴학 및 자퇴가 증가했다. 대학알리미에서 발표한 '중도탈락 학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학 신입생 중도탈락률 평균은 6.9%였지만 올해 7.6%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작년 1학기부터 현재 2021년 2학기까지 특정 실기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학교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자신의 대학입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신입생들이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다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일명 '반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윤지(사회·17)씨는 "나는 문과였지만 수학성적이 좋아서 이과 계열 학과로 교차지원을 했다. 합격하여 대학을 다녔지만 공대 교양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반수를 결정했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었고 인서울 대학에 가고 싶은 로망도 있었기에 휴학반수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대학 입장에서는 재정 부족과 신입생 충원률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부실대학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대학교에서는 신입생에 한해서 1학년 2학기 휴학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학교, 홍익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가 그 예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대학은 "고등 교육을 베푸는 교육기관으로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한다."로 정의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야기한 취업난과 그에 대한 부담 때문에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 대학이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학교를 떠나려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의 문제는 곧 대학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고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

김범수, 권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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